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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베러월드 - In a Better Worl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In a better world. 폭력과 복수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굳이 이런 전인류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 영화는 부모로써 충분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굉장히 심오한 영화이다.
그렇다고 이야기의 흐름이나 내용이 복잡하거나 난해하거나 하지는 않다. 오히려 이야기 자체는 어찌 보면 단순하다.
엄마의 죽음 후 새로 전학온 크리스티안과 학교에서 왕따와 폭력에 시달리는 엘리아스. 이 10살 소년들의 우정과 아직 성숙되지 못한 판단력으로 인한 사고..그리고 이들과 더불어 이 두 소년의 부모의 삶과 가치관 등이 한데 어우러져 이야기가 진행된다.
일단 배경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덴마크이다 보니 영화속 귀에 익숙치 않은 발음과 눈에 익숙치 않은 북유럽 사람들 특유의 외모로 인해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헐리웃 영화보다 이런 분위기의 영화를 정말로 좋아하는데 특히 영화 곳곳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정말 멋지다.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는 북유럽 나라들이라 해도 역시 가정환경이 아이들의 성장과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곳이나 다 마찬가지인듯 싶다. 친구들 사이에서의 따돌림도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슬픈 현실이고..
한창 예민한 시기에 아빠의 외도와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아빠에 대한 불신과 세상에 대한 복수심을 가슴에 품게 된 크리스티안은 겉으로 보기에는 곱상하고 얌전한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가 친구 엘리아스가 당하는 왕따에 대응하는 방식이나, 엘리아스의 아빠가 당한 어른들끼리의 충돌에 대해서도 복수를 꿈꾸는 모습을 보면서는 섬뜩함마저 느끼게 된다.
그리고 크리스티안의 눈에서 세상에 대한 분노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에 가서 보여주는 크리스티안의 모습은, 아직 순수하고 겁많은, 영낙없는 10살 소년의 모습 그대로이다. 그러한 마음의 상처를 달래줄 수 있는 것은 결국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고...
그에 반해 온순하고 아버지에 대한 믿음이 굳건한 엘리아스. 비록 엘리아스의 부모도 별거상태에 들어가있고 그나마 사랑하는 아빠는 일년의 반은 아프리카 난민캠프에서 의료봉사를 하며 지내지만 적어도 크리스티안처럼 마음속에 증오를 품고 있지는 않다.
왕따를 당해도 털어놓을 상대가 없고 너무도 좋아하는 아빠는 거의 떨어져 지내고, 아빠를 그리워하는 엘리아스의 모습이 영화속에서는 드러내놓고 표현되지는 않지만 그 그리움은 절실히 느껴지고 맘이 아프다.
그리고.. 고 또래의 아이들이 그러하듯, 선한 엘리아스도 친구의 행동을 따라 하게 되고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맘에 와 닿은 부분은, 자녀가 부모를 필요로 할 때, 부모는 모든 것을 제껴두고 그 즉시 자녀의 얘기에 귀를 귀울이고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어른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고 나중에..라고 미룰 수 있는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아들 앞에서 폭력을 당하고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평화로 맞서는 엘리아스의 아버지 안톤의 행동은, 같은 어른의 입장에서 참 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만큼 그의 그러한 가치관은 본받을 만하다.
또한 난민캠프에서 의사로서의 의무와 사람들을 가차없이 죽이는 반군 지도자에 대한 증오심 사이에서
결국 그가 택한 방법에 있어서. 과연 어느 쪽이 옳은 방법일까 생각해보지만 답은 없다.
용서와 화해에 길들여지지 않은 어른들에게는 무척이나 어렵고 불가능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결국 안톤의 휴머니즘은 어떠한 상항에서든 결과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따라야 할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통해, 특히 청소년들이 진정한 용기와 승리와 무엇인지, 그리고 조금이라도 선한 방향으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감동도 있고 긴장감도 느껴지는 정말 괜찮은 영화를 만나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