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 책방 이야기 - 모험과 사랑, 그리고 책으로 엮은 삶의 기록
루스 쇼 지음, 신정은 옮김 / 그림나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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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뉴질랜드 남섬 끝자락 아주 작은 마을에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작은 책방이 자리하고 있다.
책방 이름은 '자그마한 책방 둘 Two Wee Bookshops', 책방지기는 일흔을 조금 넘긴 루스 쇼와 그녀의 남편이다.

상상만 해도 너무도 평화롭기 그지 없는 이 곳 책방. 그러나 지금의 평온한 삶에 정착하기까지 저자가 거쳐왔던 인생은 한 편의 영화와도 같다.
이 책의 번역가가 뉴질랜드 트레킹 여행 기간 중 그 책방에서 저자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꼭 책으로 출간되기를 희망했고 그렇게 해서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행복했던 어린 시절. 그러나, 10대 때 겪었던 끔찍한 사건 이후 저자의 삶은 180도 바뀌게 되었고, 그 후 파혼, 몇 번의 결혼 실패와 자녀의 죽음 등을 겪으며 행복하다고 생각되는 순간, 다시 그 삶에서 도망쳐 나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자살시도도 하는 등 끊임없이 방랑한다.

바다를 사랑했던 저자는 오랜 시간 항해하면서 해적을 만나 목숨을 잃을 위험에도 처하고, 당장 먹고 살기 위해 수많은 직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했고, 마약중독자를 돕는 일을 하다 신변의 위협도 받는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사건들이 저자의 삶에 파고든다.




사람의 인연은 정해져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을 저자의 경우를 보면서 다시금 느끼게 된다. 돌고 돌아 각자의 삶을 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조우하게 되고, 그토록 행복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방황만 하던 삶은 종지부를 찍고, 38년 넘게 남편과 지금의 책방을 운영하며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저자의 굴곡진 인생이 얼마나 파란만장하던지, 지금의 남편을 다시 만나기 전까지 겪었던 고난의 시간이 내 생각에는 대략 30년은 족히 된 것 같았는데, 세상에나..겨우 38살이었다.

이토록 사랑스럽고 평화로운 책방을 운영하는 주인장이 20-30대에는 그와는 정반대의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힘든 삶을 살았다는게 쉽게 매치가 안된다. 그래도 노년이 행복해서 참 다행이다.
이 책이 출간되고,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니, 은퇴 후 즐거운 '취미' 로 시작한 이 책방은 아마도 뉴질랜드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꼭 들러보고 싶은 곳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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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서린 말 사계절 1318 문고 82
마이테 카란사 지음, 권미선 옮김 / 사계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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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이 청소년문학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제목에서 유추한 내용은 친구들 간의 오해 혹은 왕따 비슷한 내용인가 싶었다.


그런데 실제 내용은 훨씬 더 무겁다. 물론 주인공은 15살 소녀이고 친구와의 우정, 오해와 다툼의 내용도 나오긴 하지만,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성폭력이고, 육체적인 폭력 뿐만 아니라 말로 하는 폭력 또한 사람을 무참히 짓밟을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주고 있다.


15살 된 소녀 바르바라의 가출사건이 실종사건으로 바뀌고 4년 동안 미제사건으로 남게 되는데, 그 시간동안 결코 이 사건을 포기하지 않은 채 이제 정년퇴임을 하루 앞둔 담당형사에게 뜻하지 않은 제보가 들어오면서 다시 수사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4년 동안 범인에 의해 감금된 바르바라의 독백을 통해 그녀가 처한 끔찍한 현실과 범인의 독설로 인해 정신까지 피폐해지고 지배당하는 상황, 바르바라의 엄마가 남편에 의해 그 긴 결혼생활 동안 정신적 지배를 받으면서 자신의 의지는 사라진 채 무기력한 존재가 된 상황, 바르바라의 절친이었다가 사이가 틀어져버린 에바의 입장 등이 회상과 현재를 오가며 독백 형식으로 진행된다. 

소설 속 바르바라의 엄마처럼, 자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때 대부분의 부모는 그것을 간과하고, 나중에서야 그것이 자신에게 보내는 도움의 신호였음을 알고 후회를 하는 상황을 종종 보게 된다. 


이 소설은 < 3096일 > 이라는 에세이의 저자인 나타샤 캄푸쉬가 8년 6개월동안 감금되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진 거라고 하는데, 그 실화의 피해자는 또 얼마나 끔찍한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만 했을까..

독을 지닌 말이 한 사람의 정신을 얼마나 끔찍하게 갉아먹는지..가볍게 읽을 줄 알았던 소설이 범인이 밝혀진 후의 이야기가 충격적이라 맘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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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수수께끼를 풀다 - 문화 상대주의로 세상을 바꾼 인류학의 모험가들
찰스 킹 지음, 문희경 옮김 / 교양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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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문화인류학 '과 ' 보아스 학파 '는 나에게는 생소한 단어이지만, 문화상대주의라는 개념은 살아오면서 정말 많이 들어왔다.

현대의 우리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 이 '문화상대주의' 라는 개념이, 한세기 남짓 전만 해도 굉장히 파격적이고 논란의 여지를 불러 일으킬 만한 주장이었는데, 이 개념의 근간에는 보아스와 그의 뛰어난 4명의 여성 제자들이 있었다.


독일계 유대인인 문화인류학의 창시자 보아스가 생각했던 미국은 평등의 나라였다. 미국에서만큼은 유럽에서와 같은 민족주의적 갈등을 겪지 않을 꺼라 생각했지만, 그 곳에서는 오로지 '백인'과 '백인이 아닌 인종'으로만 구분할 정도로 인종적 편견이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었다. 인종차별주의자 중 한 명인 그랜트가 쓴 책은 히틀러의 반유대주의 정신의 기반이 되었다고 하는데, 나치의 인종차별법안인 '뉘른베르크법' 이 미국의 법을 모방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보아스와 제자들은 북극의 이누이트 마을, 서인도제도, 아메리칸사모아제도 등 다양한 곳에서 생활하면서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연구한 결과, 인류는 하나의 종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어느 분야든, 어느 세계든지간에 선구자들은 큰 고난과 위험을 감내해야만 하는데, 그 당시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급진적인 이들 보아스 학파의 인물들 또한 직장도 잃고, FBI의 감시까지 받게 되고, 히틀러는 정권을 잡은 후 보아스가 쓴 책을 가장 먼저 태웠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보아스와 4명의 여성 제자들의 편지, 주변인들의 증언, 기고문, 연구노트 등을 바탕으로 그들의 치열하고 용감한 투쟁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책의 분위기는 전기문 형식을 띄고 있는데,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읽힌다. 보통, 인물에 대한 언급 부분에서는 항상, 이들은 어떤 모습의 인물이었을까..궁금하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는 인물 사진도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져 있다.





보아스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나 그 시대에 여성으로써 더군다나 평범한 여성이 아닌, 유색인종이거나 성소수자인 여성제자들이 그 모든 편견과 비난, 위협에 굴하지 않고 보아스 학파를 이끌고, 오늘날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문화상대주의라는 중요한 개념을 확립시켰다는 점에서 역사적 인물로 자리매김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 < 국화와 칼 > 이라는 책이 종종 눈에 띄어서, 너무도 유명한 책이라 함 도전해볼까 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아..이 보아스의 제자 중 한 명인 루스 베네딕트가 바로 이 책의 저자였다니 !!!


이렇게 오늘도 나는 한 권의 책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지적 세계를 만나게 되었고, 인물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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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처음으로 세계사가 재밌다 - 역사학의 대가가 한 권으로 농축한 세계의 역사
니시무라 데이지 지음, 박현지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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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역사학의 대가가 한 권으로 농축한 최고의 지적 안내서 ' 라는 문구에서 사실은 조금 쫄았다. 대가가 쓴 책이라 아무래도 전문용어도 많고 수준이 높지 않을까..그런데 책이 너무 예뻐서, 앞 표지도 정말 예쁘지만 특히나 책등이 내 맘에 쏙 들어서 도저히 이 책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나기 전의 내 생각.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정말 정말 쉽고 재밌게 씌여져 있다.
책을 받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책은 최근에 집필된 것이 아니라 무려 30년 간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었고, 일본 내에서는 '세계사의 클래식' 으로 불리우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무조건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서두에서 저자는 거대한 흐름과 세부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잘 엮어야 할지, 자칫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그 점을 가장 걱정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얻을 수 있었다. 세계사의 숲을 그려볼 수 있었고 동시에 나무까지 들여다 볼 수 있게 도와준,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책 !!!



도판자료가 110여컷이나 수록되어 있어,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고, 670 페이지의 완벽한 벽돌책임에도 전혀 무겁지가 않다는 점 또한 이 책을 추천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혔던 부분은 중국 역사를 다룬 내용이다. 그동안 읽어왔던 세계사 책들은 주로 서양사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너무도 무지했던 중국 역사와 인물들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느낌이다.

당나라 시대에 서역과 인도를 여행한 대모험가이자 승려인 '현장' 이라는 인물이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혼자 장안을 출발해서 서튀르키스탄을 거쳐 인도 각지를 유랑했는데, 그 시대에 타클라마칸 사막을 어떻게 혼자서 횡단할 수 있었는지..장안으로 돌아온 후 평생을 산스크리트어로 적힌 불경을 한문으로 번역했다고 한다. 이 현장의 생애를 제자들이 전기로 기록했는데, 그 전기를 바탕으로 씌여진 책이 바로 < 서유기 > 라고 한다.




그 방대한 세계사 내용을 어떻게 이 한 권으로 압축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냐고 의아해할 수 있는데, 일단 읽어보시라 !! 동양으로 서양으로, 고대에서 중세로, 공자도 만나고, 칭기즈칸도 만나고, 콜롬버스도 만나고, 나폴레옹도 만나면서 신나는 시간 여행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30년 간 꾸준한 사랑을 받은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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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이정표 - 제76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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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자와 요 작가의 책은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읽은 책은 다 좋았어요. 이번 신간도 재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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