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번짐 시리즈는 하도 평이 좋아서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고 드디어 시리즈 중에서 베네치아편을 처음 만나보게 되었다.
전에도 몇 번 베네치아 여행기를 읽어봤지만 이상하게도 책은 재밌게 읽어도 베네치아만큼은 그다지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질 않았었는데(이런 나
자신도 이해가 가질 않지만) 이 책을 통해 드디어 베네치아가 꽤나 낭만적으로 다가왔다.
특별한 여행 에피소드도 없고 책의 절반 이상이 사진 한가득인데, 웬지 이 책의 이런 분위기가 참 좋다.
그저 사진을 한없이 들여다보게 되고, 멋진 장소의 사진 뿐 아니라, 그냥 평범한 창문이나 하물며 빨랫줄의 빨래들까지 참으로 예뻐 보이게
하는 매력이 있다. 베네치아가 그런 매력을 지니고 있는 건지, 아니면 이 시리즈가 그토록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중의 하나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베네치아는 그렇게 내 맘에 살며시 들어와 앉아버렸다.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중의 한 곳이 베네치아라고 하고, 저자도 베네치아를 몇년 전에 가보고 잊지 못해 또 다시 방문했다고 할
정도이니.. 도대체 베네치아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기에 그토록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일까..
자신들의 문화재는 벽돌 하나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그들의 마인드, 결코 큰 사업이 아님에도 대를 이어 가는 장인정신..이런 것들은 굳이
베네치아 뿐만 아니라 유럽 어디서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그래도 이런 점들 역시 베네치아를 변하지 않는 관광제일의 도시로 만드는데 한몫
하지 않았을까 싶다.
베네치아는 어촌마저도 왜 이렇게 예쁜거야. 파스텔식의 각각 다르지만 주변의 집들과 잘 매치가 되는 집의 색깔들은 어촌의 분위기를 한결 더
생동감있게 만들고 있다.
물의 도시, 가면의 도시, 영화제의 도시, 곤돌라의 도시.
한 도시를 수식하는 문구들이 이렇게 많은 곳은 아마도 베네치아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러한 수식어 가운데 저자는 물의 도시 가 가장
맘에 든다고 한다. 나는? 그냥 다 좋다. 다 베네치아만을 표현하는 수식어인만큼~~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번짐시리즈도 마저 다 읽어보고 싶어진다. 읽는 족족 그 나라들도 분명 매료될 듯 하지만 다른 시리즈에는 어떤
사진들이 실려 있을까...이 시리즈는 이야기보다 이렇듯 사진들이 너무 궁금해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