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먼 여행 아시아 문학선 2
로힌턴 미스트리 지음, 손석주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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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화만큼 인도소설도 정말 매력있다.

몇년 전 거의 900페이지에 육박하는 엄청나게 두꺼운 책임에도 그 재미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적절한 균형'의 작가의 신작이 이번에 나왔다는 사실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 때 그 책을 읽고 아시아 출판사라는 곳을 기억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이토록 멋진 작품이 출간되었다.

 

인도사람임에도 캐나다로 이주한 작가의 이력때문에 이 작가의 작품은 영미소설로 구분지어진다. '적절한 균형'을 읽고 그 어떤 것보다 가장 강렬하게 인도사회를 느낄 수 있었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우리와 너무도 비슷한 인도의 가정을 느낄 수 있다. 197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사실적인 정치적 배경이 뒷받침되고 실존 정치가의 이름이 많이 나와서 소설같지 않은 느낌도 든다.

 

자식을 구하고 대신 몸을 다쳐 평생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자식의 성공만을 바라지만 결국 자신의 뜻과 어긋나는 큰 아들과의 충돌로 힘들어하는 아버지와, 자식들과 아버지 사이에서 중재자역할도 하면서 자신의 가정을 어떻게든지 단란하고 행복하게 이끌고자 노력하는 어머니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대학에 입학했지만 예술의 뜻을 버리지 못해 결국 아버지와 사이가 벌어진 큰아들과, 부모가 반대하는 집안의 딸과 사귀는 작은 아들과, 집안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지만 몸이 약해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막내딸.이렇게 아주 평범한 한 가정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이 이야기 사이사이에, 회사동료이자 절친과의 이런저런 사건들, 그리고 오랜 기간동안 친구로 지내다 사라진 사람과 관계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 이웃사람들과의 관계도 이야기의 흐름을 한층 흥미롭게 한다.

 

 

사실 사건이라고 해봤자 그다지 큰 사건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그냥 인도사회의 평범한 가정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정도일수도 있겠지만 그 일상적이라는 게 참으로 재미나다. 도대체 이 작가는 어쩜 이렇게 글을 잘 쓸까..독자로 하여금 문장을 꼼꼼하게 읽고 싶게 만든다.

 

책의 앞장에 인도현대사 연표는 이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간혹 등장하는 정치적 이야기나 정치인들의 이름이 나올때면 앞장을 들춰 다시 확인하면서 읽곤 했다.

아시아 문학선 시리즈로 계속 나오려나보다. 꽤 흥미로운 시리즈가 될 듯 하다. 작가의 3부작 중 마지막 한 작품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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