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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쌈에 취하고 마줄리에 빠지다 - 문명을 탐내지 않는 이들의 낙원
김영자 지음 / 이담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아쌈..마줄리..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음식이름인줄 알았다. 읽어도 읽어도 가장 재밌는 나라이야기가 인도인지라 인도여행기를 일부러 찾아 읽을 정도로 좋아하는데도 이런 지명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 그런 만큼 이 책을 읽으면서 아주 새로운 곳을 여행할 수 있어 무척 행복한 시간이었다.
첫장을 딱 펼치면 아쌈을 바로 만나볼 줄 알았다. 아니, 그런데 웬걸..첫장부터 웬 핸섬보이들의 사진과 이야기가 줄을 잇는지..하긴 이것도 아쌈의 모습 중 일부이니 아쌈이 아니라고는 말을 못하겠지만.. 시작부터 웬지 이 책,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길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저자의 말마따나 여행하면서 멋진 풍경이나 관광지의 기억은 며칠이면 시들해지지만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추억은 쉽게 잊혀지질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런 다양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데 특히나 이 책에서처럼 외국인과의 접촉이 거의 없는 곳에서의 만남은 더욱 흥미롭다.
아쌈에서 최고의 엘리트 코스인 수도원 사트라의 꽃미남 수도사들의 인정어린 대접, 그런 꽃미남들과의 만남을 무지 기다리고 행복해하는 저자의 모습이 참 재밌다. 사실, 초반에는 작가가 30대쯤인가 싶었다. 그런데 뒤의 사진을 보니 자녀들도 다 장성한, 연륜이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이런 낯선 곳으로의 홀로 여행을 하는 작가가 더 새롭게 다가오고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하긴 아줌마들이 이런 꽃미남을 더 좋아하지..너무 부러운 마음뿐이다. 마담을 위해 계율을 어기면서까지 술을 공급해주고, 저녁마다 자신들의 숙소로 저녁초대하는 수도사들의 정이 철철 넘친다. 샤워사건과 그로 인해 겪게 되는 심리적 고통..그 당시의 작가는 무척이나 당황스럽고 뒷수습으로 곤란한 지경이었겠지만, 읽는 나로써는 그런 작가의 상황이 어찌나 재밌던지..그 상황들이 머리속에 막 그려진다.(죄송)
아직까지 외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외국인을 외계인 쳐다보듯이 쳐다보고, 누추한 집에 초대해서 정성껏 대접하는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순수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인도의 한 주이면서도 웬지 인도같지 않은 분위기. 그냥 어디 지구 한구석에 깊이 숨겨져 있는 한 나라같다.
다양한 길거리 음식과 과자들, 빵들. 참으로 맛나보인다. 물위의 대나무집으로의 초대, 아뽕(막걸리)을 너무도 좋아하는 작가의 아뽕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들, 마줄리 주민들과의 오해의 사건 등등 책이 얇은게 너무 아쉬울 정도였다.
별점 다섯개를 주지 못한 이유는 딱 하나. 사진이 너무 작다. 이야기에 취해서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는데 그 재미를 가중시키기에는 사진의 크기가 턱없이 작다. 좀 시원시원하게 편집좀 해주지...아쉬움이 살짝 든다.
그래도 아쌈, 마줄리라는 곳을 알게 되었고 그곳의 아름다운 경관, 순수한 사람들과의 다양한 만남, 맛있는 음식 이야기 참 재미나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