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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1 ㅣ 버지니아 울프 전집 17
버지니아 울프 지음, 진명희 옮김 / 솔출판사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버지니아 울프' 어떤 이유로 이 작가를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암튼...책 한 권도 읽어보진 않았지만 굉장히 잘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의 작가이다. 아마 나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겠지..
어렵다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자꾸만 미뤄온 게 벌써 이 나이까지 왔고..이번에는 기필코 읽어보겠다는 다짐 아닌 다짐까지 하게 된다. 그래도 커서 읽게 됐으니 조금은 더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말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10년간 열 두번을 고쳐서 34살에 내놓은 첫 장편소설이라고 하면, 이 소설을 처음 쓰기 시작한 건 24살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 소설의 주인공인 24살의 레이첼의 모습에 작가 자신의 모습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 책을 읽어내려갈수록 그런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들게 된다.
24살이 될 때까지 남자에 대해 거의 숙맥인 레이첼과 그러한 딸을 죽은 아내 대신 자신의 대외적 활동에 이용하고자 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울프자신과 아버지와의 관계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이 부친의 죽음 이후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상당부분 많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잔잔하고 어찌 보면 쉽게 빠져들지 못하게 되어 있다. 딱히 무엇이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단 처음 시작부터 어느 정도 등장인물에 대한 서술이 줄어들게 되기까지는, 문장 자체가 상당히 어려워서(어렵다고 해야할지 매끈하지 않다고 해야할지..처음에는 번역가의 매끄럽지 못한 번역에 원망을 해가면서 한 문장을 읽고 또 읽곤 했는데, 원작 자체가 이렇게 어려운 문장으로 되어 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뒤늦게 가져보게 된다. 웬지 울프의 작품은 그럴 것 같다.) 내용에 빠져드는 건 고사하고 한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힘든 부분이 많았다.
어느 정도 지나가면 그나마 대화부분도 많아지고 이러한 분위기에 조금씩 익숙해져가긴 하는데 쉽지 않은건 마찬가지.
울프 문학을 두고, 모더니즘, 패미니즘, 사회주의 혹은 인간주의 문학이라고도 하는데...아휴 어렵다. 그런 거 다 떠나서, 결코 쉽게 읽히지는 않더라도 작품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를 좀 쉽게 느낄 수 있었음 좋겠는데 내 문학수준으로는 역부족인듯 싶다.
읽기 전부터 살짝 각오까지 하고 시작한 최초의 울프소설인데...아무래도 다른 작품을 다시 시도할 용기는 나질 않는다.
1권 뒷부분에 등장인물의 소개가 나와서 많은 부분 도움이 되긴 했는데, 너무 많은 부분을 소개해주어서 결코 먼저 알고 싶지 않은 내용까지 덜컥 알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