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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걸음 One Love
김명미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레인보우 게더링'이라는 모임에 대해서는 예전에 읽은 여행기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분위기의 세계적인 모임인걸까 궁금했었는데, 이 책은 바로 그 공동체 모임에 참가한 저자가 보고 느낀 것들을 사진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사진에세이이다. 거기에 더해서 호주의 님빈, 바이런 베이의 여행을 통해 자연에 속하면서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히피'라는 단어가 아직까지는 참 생소하고 멀게만 느껴지는데 이 책에는 그러한 히피 들이 많이 등장한다. 하나같이 자유의 영혼을 지니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여유있고 행복해보이기만 하다. 히피 할아버지, 히피 소녀..잠깐만이라도 나도 히피로 생활해보고 싶은 맘도 든다.
레인보우 게더링 정말 한번쯤 참여해보고 싶은 모임이기도 한데, 과연 내가 전기도 없이 몇백명이 먹을 음식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만들고, 화장실도 없고, 문명의 혜택이 전혀 주어지지 않은 곳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사진만 계속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해진다. 흑백사진이라 마치 다른 세상의 모습같기도 하고 그 흑백속의 사람들은 업무에 찌들리고 시간에 쫓기는 그런 문명과는 거리가 먼, 참으로 평화로운 모습 그 자체이다.
특히나 맨발로 얼굴에 흙을 묻혀가며, 빗속에서도 거리낌없이 놀고 있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이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모습이 아닌가 싶다.
문득 위로만 치솟은 아파트의 아스팔트길을 걸으며 집과 학원을 오가는, 벌써부터 찌든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웬지 모른 씁쓸함과 안스러움이 느껴진다.
바쁜 일상중에, 비록 가지는 못하지만 이런 책 한권이라도 읽으면 조금이나마 여유를 느끼게 되고 내 마음은 어느새 그 새로운 세계로 날아가 그 곳에 속해 있는 나를 상상하게 된다. 비록 상상이라고는 해도 잠시나마 꿈꿀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그게 현실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