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이야기를 다룬 책은 참 많이 읽어봤고 읽을 때마다 매번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먹먹했는데 특히 이번 아버지의 길 은 홀로 남겨두고 온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애절한 마음이 더해져 그 슬픔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독립운동을 위해 어린 아들과 남편 곁을 떠난 월화보다(물론 2편에서 보여지는 그녀의 모성애도 무척 강하긴 하지만) 아버지 길수의 부성애가 훨씬 더 사람 마음을 울리고 있다. 길수는 1편에서보다 더 기구한 인생을 살게 되고 어린 영수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몸과 마음의 상처를 안고 피폐해져간다. 1편에서 삶의 희망을 안고 입대했던 짜즈보이도, 오로지 명선아씨의 안전만을 바래왔던 정대도..모두 전쟁의 희생양이다. 일본군에게 철저히 농락당하는 위안부소녀들의 삶 또한 너무 비참하다. 명선아씨도..월화도 결국은 다 이유도 모르는 전쟁의 희생양이다. 일본군에 징집되어 싸우다 소련군의 포로로 잡히게 되고 길수의 끈질긴 생명력으로 수많은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며 고국으로 돌아갈 실낱같은 희망이 보일 듯 보일 듯 하나 결코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고국과는 더 멀리 떨어진..도저히 탈출해서 걸어서는 돌아갈 수 없는 머나먼 나라 미국으로 끌려가게 된다. 결국 길수는 그렇게 소망하고 그리워하던 아들 건우와 재회를 할 수 있게 될까...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파란만장할 수도 있구나..철저하게 소설이라면 그저 소설이라고 치부하고 읽고 끝낼 수도 있을텐데 이 소설은 엄연히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이 현재 장동건 주연으로 [마이웨이]라는 제목으로 영화제작중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마음을 울릴 영화가 될 듯 하다. 지금까지의 이재익 작가의 작품세계와는 전혀 다른 색깔같지만 나에게는 첫작품이니 비교할 여지는 없고 첫 느낌이 좋다. 다른 분위기의 그의 소설은 어떨지 새삼 궁금해진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