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이 뭔지도 모르는 나에게 사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나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평이 너무 좋아 또다시 호기심 발동. 운좋게 선착순 신청으로 드디어 아일톤 세나를 만나볼 수 있었다. 선수초반 시절부터 사고로 죽기까지의 그의 다양한 경기장면, 경기장 밖에서의 세나의 모습, 돈과 정치로 얼룩진 F1경기의 어두운 이면, 라이벌 프로스트와의 관계 등을 담고 있는데 일반 다큐와는 달리 인터뷰형식보다는 철저하게 세나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덕분에 그의 열정과 고뇌가 아주 잘 느껴진다. 아일톤 세나. 정말 잘 생겼다. 아버지의 직업이 대체 뭐길래 그렇게 부유한 삶을 누릴 수 있었을까..어릴 때 누나가 사준 카트라이더로 놀이삼아 운전하는게 계기가 되어, F1의 전설적인 신화이자 가난한 브라질 국민들에게 유일한 희망이자 영웅이 된 아일톤 세나. 그에게는 그 어떤 우승보다 고국 브라질에서 개최하는 경기에서의 우승이 가장 큰 기쁨이자 가장 큰 목표이다. 그러나 바로 그 브라질 경기에서, 20바퀴나 남은 상황에서 기어가 고장나게 되는데 그 상황에서라면 그 어느 누구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나 세나의 집념은 그러한 불가능을 뛰어넘는다. 남은 20바퀴 동안 기아변속없이 타이어가 닳을 정도로 질주를 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 그 자체이다. 이 영화가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세나의 차에 카메라를 장착해서 세나의 숨막히는 경주를 바로 우리 자신의 눈과 가슴으로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위의 브라질 경기에서 결승선에 닿기까지의 세나의 거친 호흡과 감동의 순간의 그의 목소리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죽음의 사고가 있기 바로 직전까지도 우리는 마치 세나의 차에 같이 탑승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시속 300키로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은 우리의 가슴을 한순간 멎게까지 한다. 그 순간 같이 영화를 보던 아들은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선수초반 오로지 경기만을 즐겨왔던 순수했던 시대와는 달리, F1이 점점 돈과 정치에 물들게 되면서 세나의 갈등이 깊어간다. 그리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돈많은 회사에서는 자동적으로 모든 것이 조정되는 차를 개발하게 되고 오로지 실력만으로 경기해왔던 세나는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어느 무엇도 세나의 실력과 정신력을 넘어설 순 없었다. 그 후로도 수많은 우승을 거머쥔 세나는 결국 1994년 산마리노 그랑프리 경기에서 300키로의 속도로 질주하던 중 커브에서 그대로 벽을 들이받게 되고 그 자리에서 죽게 된다. 아직까지도 그의 죽음의 원인은 미스터리로 남고 있는데 그가 아직까지 살아 있다면 그의 신화가 어디까지 갈 수 있었을까..너무 젊은 나이의 죽음이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바로 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 날 뉴스에서 F1 코리아 그랑프리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생전 귀에 들리지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F1 경기가 그 순간에는 너무 반갑기만 하다. 레이싱이라고는 아들의 카트라이더 게임밖에 한 적이 없던 나에게 세나차의 장착 카메라를 통한 경기는 그 어느 액션영화 못지 않은 스릴과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정말 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