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에는 모차르트와 뭔가 인연이 있는 듯 싶다. 저번주에는 모차르트의 환생을 주제로 한 독특한 소설도 만나봤는데 이번에는 모차르트의 그 유명한 미완성곡인 '레퀴엠'을 소재로 한 추리 스릴러물이다. 제목도 그대로 '레퀴엠'. 현대에까지도 끝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모차르트의 죽음과 그의 레퀴엠곡에 대한 이야기는, 시중에 나와있는 그에 관련된 수많은 책이나 영화들만 봐도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잘 알 수 있다. 소설 '레퀴엠'의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미완성곡이 아니다' 소설이라고는 해도 이러한 문구는 굉장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전해져내려온 레퀴엠에 대한 이야기는? 제자가 그 뒤의 악보를 이어서 완성했다고 하는 이야기는? 정말 소설속 이야기가 진짜는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이 시대의 천재 피아니스트 레미 봉스쿠르가 오랜 기간의 공백을 깨고 가지는 무대에서 돌연 쓰러진 후 그대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부검 결과 비소에 의한 죽음임이 드러나게 되고 그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펼쳐지게 된다. 그의 음악회에 유일하게 초대받은 기자 드니 오갱은 봉스쿠르의 집을 방문하고 그 곳에서 유명음악가의 친필악보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모차르트의 레퀴엠 악보는 이 사건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모차르트와 관련된 하이든, 베토벤 등 유명한 음악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프리메이슨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다. 다만, 이렇듯 중반까지 흥미롭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을 파헤치기 전까지의 과정은 꽤 긴장감을 느끼면서 읽어내려갔는데, 봉스쿠르의 죽음과 모차르트와의 관계성을 하나 둘 씩 파헤쳐가는 과정에서는 나의 추리력 부족인지 전문적인 내용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단서에서 어떻게 이런 추리를 유추해낼 수 있었을까..왜 이런 추리로 이런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을까..등등 궁금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막상 범인이 딱 밝혀지는 부분에서도 그다지 놀라움을 느끼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이 책 전체를 놓고 본다면 방대한 음악의 세계를 느낄 수 있고, 비록 뒷심은 부족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마치 실제의 사건들을 파헤쳐나가는 듯한 긴장감과 궁금증이 마구 생기는 걸 느낄 수 있다. 다음달에는 또 모차르트와 관련된 영화가 한 편 나오는데 이왕 모차르트를 연이어 만나는 김에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지만 이 영화도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