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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바람 그리고 사막 - 미국 서부 횡단 ㅣ 김영주의 '길 위의' 여행 1
김영주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흠~~~좋다. 20대의 여행기는 도전적이고 무모하면서도 액티브한 분위기라면 중년의 여행기는 웬지 안정적이고 사색적이고 공감이 많이 간다.
작년 이맘 때 머무는 여행 시리즈 중 [지리산]을 통해 이 작가의 책을 처음 알게 된 후로 이 시리즈를 다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길 위의 여행 시리즈로 주~욱 나오려나보다.,
그 첫번째 여행은. 4천 킬로미터의 자동차 미국 서부 횡단이다.
수많은 곳을 여행한 작가이지만 그 전의 여행은 한곳에 머무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그럴까..게다가 여자가 혼자 횡단하기에는 위험이 너무 도사리고 있다는 주변이야기에, 혼자 떠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두려워지고, 여기저기 지인들을 섭외해보지만 신통치 않다,
그러던 중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후배와 함께 길을 떠나게 된다. 이 여행을 선뜻 승낙하고 든든한 지원까지 해준 그 후배의 남편과 시어머니가 너무도 멋지다는 생각~
이렇게 두 명의 여자가 렌트카로 미국서부를 횡단하게 된다.
유럽이나 다른 나라의 여행기를 읽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드는데 일단 무지무지 넓은 미국의 땅의 이미지와 쉽게 접할 수 없는 척박하면서도 광할한 사막의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예전에 내가 직접 밟았던 곳을 지금 작가를 통해 다시 한번 느껴본다는 사실에 더욱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비록 역사는 짧지만 풍성한 볼거리를 잘 소개해주고, 매 식사때마다 군침 돌고(사실 크게 두드러지는 식사는 없고 오히려 흔하디 흔한 맥도널드가 자주 나오지만 이 책에서는 그 맥도날드 메뉴마저 맛나보인다.) 적당히 사색적이기도 하고 읽는 내내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
단 하나, 인디언의 땅을 둘러보는 대목에서는 웬지 모를 처연함도 느껴진다.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황량한 정해진 구간안에서 생활하고 그러한 인디언들을 관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인디언들의 삶에 대한 여러 생각들로 맘이 편하지가 않다.
흔히들 유럽이나 다른 나라를 여행한 사람들은 미국은 땅덩어리만 컸지 아기자기한 맛도 없고 재미도 없다고 하지만 미국여행도 나름대로 참 재밌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여행작가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겁도 많지만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털어놓는 부분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자동차로 횡단하는 방법도 있구나..가장 흔하다고 할 수 있는 여행이면서도 왜 생각을 못했을까..아무래도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나로써는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고 누군가 함께 한다면 꼭 해보고 싶은 여행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길 위의 여행 다음 시리즈는 어디일까..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