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미술관 2

거짓의 미술관 2
랄프 이자우 지음, 안상임 옮김 / 비룡소 / 2011년 6월

굉장히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이야기속에 빠지니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2편에서는 알렉스의 출생에 대한 비밀이 서서히 드러남과 동시에, 1편에서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인물이 서서히 부각되면서 도대체 이 도난사건의 범인은 누구이며, 배후에는 어떠한 인물이 도사리고 있는 것일까..갈수록 아리송해진다.
단순한 미술품 도난사건이라 생각했던 세계 각국의 연속적인 미술품 도난 사건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미묘한 부분이 자리잡고 있다.

2편에서 가장 위험에 처한 대상은 바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다. 소설이라고 해도 설~~~마 다비드상이 폭파되는 일은 없겠지 하는 마음에 다소 안도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신출귀몰한 범인은 어떻게 그 완벽한 보안망을 뚫고 세계 각국의 미술관의 작품을 훔칠 수 있는 것인지..그의 범행과정이 무척 궁금하기만 하다.

이 작품에서는 자칫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단서로 제공된다. 그리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호칭을 잘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가 될 수도 있고 동시에 '그녀'가 될 수 있는 존재가 매 상황마다 어떤 호칭으로 불리는지..
영화도 그렇지만 특히 이 책은 한번 더 읽는다면 각각의 의미있는 대상이나 단어들이 쉽게 캐취되어 범행이 밝혀지기까지의 추리를 나름대로 음미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후반부로 가면서 그 긴장감이 조금 느슨해져버린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취향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범행이 밝혀지는 과정이 사건과 상황에 연계되어 매순간 주인공과 독자가 하나가 되어 추리가 이루어지면 좋으련만..어느 순간에 제 3의 인물이 등장해서 이 사건과 연계된 배경을 주~욱 설명해준다.

그리고 마지막 범인까지 알고 나서 이 사건의 전반적인 흐름과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이 정도의 어머어마한 사건을 터트릴 만한 연계성이 있었을까..싶은 마음이 든다.

내가 이야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어떤 부분을 놓쳤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후반 막바지까지 이어졌던 궁금증과 긴장감이 살짝 줄어들어 못내 아쉽긴 했지만 이 두 권의 책을 놓고 봤을때는 충분히 흥미롭고 푹 빠져 볼 만한 이야기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