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아름다운 환타지 소설을 만나보았다. 잃어버린 날개, 윙스. 우리에게는 마냥 신비의 존재로만 여겨지는 요정을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주인공 소녀인 15살의 로렐은 그동안 홈스쿨링으로 지내다 15세가 되어서 처음으로 학교라는 곳을 다니게 된다. 대인관계나 학교 수업에 있어서나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 로렐에게 마법처럼 나타난 따스하고 똑똑한 남자친구 데이빗. 그의 도움으로 로렐의 학교생활은 빠르게 안정되어가고 친구도 조금씩 사귀게 된다. 그러한 로렐에게 어느 날. 등에 조그만 혹이 생기게 되는데 이 혹은 매일 조금씩 자라고 급기야는 그 자리에서 꽃잎 같은 조각이 돋기 시작하는데 그 모양은 날개와 흡사하다. 세상에나..인간의 몸에 날개라니..한창 외모에 신경쓸 나이의 로렐이 처한 상황이 너무도 안쓰럽고 그 날개를 어떻게 감춰야 하나..내 머리속으로 이리저리 궁리해본다. 그런데 사실 인간의 등에서 어떤 형태로 꽃잎형태의 날개가 돋게 되는지 상상하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다. 이미 상상력이 굳어버린 어른의 머리라 그런가.. 제 3자도 이 정도이니 본인인 로렐의 심정은 오죽할까..그러나 로렐의 너무도 큰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되는 데이빗은 아주 똑똑한 과학도여서. 등에 난 날개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게 되고 그 날개는 식물의 꽃잎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로렐이 자신이 어릴 적 살았던 숲에서 만나게 된 타마니라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통해 로렐이 인간이 아닌 요정이며 그녀가 왜 인간의 세계로 들어와야 했는지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게 된다. 1부는 이러한 로렐의 정체가 밝혀지고 그에 따른 로렐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스러움. 인간 데이빗과 같은 요정 타마니 사이에서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하는 마음의 갈등. 그리고 트롤족으로부터 로렐 부모님의 숲을 지키기 위한 자신의 임무 등에 관한 배경이 주를 이루고 있다, 총 4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는 윙스 시리즈의 본격적인 모험은 2권부터 시작된다. 지금까지 참으로 다양한 소재의 환타지 소설이 등장했었는데 이렇듯 신비스러운 요정을 소재로 한 환타지는 처음인 듯 싶다.
이 시리즈가 출간되자마자 헐리웃의 관심을 모으게 되고 드디어 디즈니사에서 영화화 하기로 결정되었다고 하는데 로렐역으로 '마일리 사이러스'가 캐스팅되었다는 사실은, 책을 읽으며 나 나름대로 상상했던 로렐의 이미지와는 너무도 달라 솔직히 처음에는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내가 미처 느끼지 못했던 그녀만의 분위기가 영화에서 로렐의 이미지에 딱 맞게 표출될꺼라는 기대를 해보는 수밖에..암튼 영화로도 빨리 만나보고 싶고 2부의 전개도 궁금해진다. 요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이 참에 환상적인 요정의 이미지를 한번 찾아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