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내가 그동안 이렇게 책으로 만난 나라 가운데 가장 많이 접한 나라는 아마도 인도가 아닐까 싶다. 결코 가고 싶은 맘이 드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만나볼 수 있는 인도사람들 특유의 사고방식과 태도를 보면서, 어쩜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놀라고 감탄하게 된다. 마치 매번 이러한 사실을 내가 처음 접하는 양..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그런 인도의 모습이 전혀 지겹지가 않고 항상 새롭다. 인도여행기를 읽어보면 대부분 어떤 명소나 관광지를 보여주기 보다는(단, 바라나시 갠지스 강의 화장터는 매 여행기마다 등장하지만) 인도사람들의 괴상한 철학을 보여주는 행동들을 비롯해 주로 문화의 이면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아서 항상 새로운 걸까.. [ 인도에 관한 열일곱 가지 루머 ]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일단 인도라는 단어에 필이 딱 꽂히고 그 다음 책의 소개에서 오지에 대한 문화적 접근, 쉽고 해박한 인문학 서적처럼 읽힌다는 문구를 보고 조금 다른 인도여행기를 접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가지게 된다. 무엇보다 저자가 찍은 인도의 사진의 색깔이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맘에 든다. 어떻게 이렇게 직설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사진 속 사람들은 대부분 사진을 똑바로 응시하거나 카메라를 보면서 환하게 웃음짓는다. 의도적으로 찍힌 사진보다는 피사체가 모르는 사이 찍힌 자연스런 사진을 좋아하는데, 이 책의 의도적인 사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솔직하고 살아 숨쉬는 인도인의 생활, 모습을 바로 느낄 수 있어서 오히려 꽤 좋다. 그리고 엘로라 석굴과 그 곳에서의 위험했던 순간, 힌두성지 리시케쉬와 비틀즈 이야기. 인도문학의 거성 타고르와 마더 테레사 수녀님이 만드신 죽음의 집. 인도에서 우연히 만나 필연의 관계가 된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 등 여느 인도에서는 만나보지 못했던 새로운 장소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반갑기만 하다. 1급 장애인으로써, 어릴 때에는 누나와 형의 등에 업혀 그나마 좁은 주변의 세계를 만나볼 수 밖에 없었던 저자가 지금은 50여개국의 오지만을 여행해온 베테랑 여행전문가가 되었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열망에는 그 어떠한 것도 걸림돌이 될 수가 없음을 저자를 보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인도의 다양한 모습과 더불어 인도에 관한 역사와 문화도 담고 있어서 인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참 많다. 그리고 전직기자출신이었던 저자의 냉철하고 객관적인 분석도 감성적이고 모호한 분위기의 인도여행기를 또다른 분위기로 이끄는데 한몫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