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말 이상하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그 연계성이 너무 강한 걸..
연이어 본 영화가 어린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만들고 최근에 본 책 또한 학창시절의 친구를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주위를 둘러볼 틈도 없이 보내는 일상에서 잠시 뒤를 돌아보고 순수했던 옛시절을 회상해보라는 암시일까..
특히나 어제 본 영화 [써니]는 잊고 지냈던 학창시절에 푹 빠지버리게 만든다. 물론 나는 모범적인 학생이었기에(^^) 써니 칠공주 멤버와 그녀들의 라이벌 소녀시대 멤버들과 같은 위협적인 소녀들의 세계를 영화를 통해서나 느낄 수 있었지만..
출장과 업무로 거의 집을 비우는 남편과 엄마와는 거의 말도 안하는 고딩 딸을 둔 나미(유호정)는 두 사람의 아침치닥거리와 청소 등 집정리가 끝나고서야 비로소 햇살 드는 베란다에 앉아 토스트로 혼자만의 아침을 맞는다. 부유함에도 불구하고 웬지 마음 한구석 허전한 건 왜일까..
베란다 창 아래로 지나가는 교복입은 여학생들을 바라보며 나미의 얼굴에는 미소가 흐르지만 그 미소는 웬지모를 쓸쓸함이 묻어난다.
그리고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여고시절 절친 춘화(진희경)를 만나고 그녀를 위해, 그동안 연락도 끊긴 채 잊고 지냈던 옛멤버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써니 멤버들이 어떤 모습의 어른이 되었을까 한명한명 등장할 때마다 내가 더 궁금해지고 설렌다.
어릴 때 맹세했던 그 약속 그대로, 못사는 친구들이 있어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현재의 모습이어도 '학창시절의 '친구'라는 관계 하나만으로도 그 모든 것은 커버가 된다. 성형수술한 그 모습마저도~^^
어른이 된 나미와 여고생 나미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자연스레 과거의 시간으로 흘러가는 장면들은 웬지 모를 찡한 감정이 느껴진다.
특히 여자들에게 있어서 결혼,출산,육아 등으로 친구 라는 존재는 잠시 저 멀리 밀어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돌아보면 어느새 훌쩍 지나가버린 시간들. 그리고 여중 여고 시절의 친구들이 그리워지게 마련인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까르르" 웃을 수 있고 아무 조건없이도 의리를 맹세할 수 있는 순수한 그 시절. 지나고 보니 정말 교복입었던 그 시절이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 허구허날 라디오를 끼고 살며 들었던 귀에 익은 팝송들은. 지금도 가끔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긴 하지만 영화속에서 그 시대를 배경으로 들으니 훨씬 더 감미롭고 가슴이 벅차다.
이종환 아저씨의 목소리도 들리고 우리의 영원한 디제이 박스 오빠도 보이고..
어른인 나로 하여금 다시 여고시절로 돌아간 듯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그 오빠의 모습. 왜케 멋있는 거야. 그런데 커서는 좀 다른 분위기 ㅜㅠ. 내심 어른이 되어서도 김원준같은 모습을 기대했었는데 말이다.
올만에 엄마 손 잡고 영화관 나들이 해보자.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엄마도 오랜 세월 잊었던 여고시절의 추억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실 듯 하다. 또한 가족에게 묻혀 '나'를 잊고 지냈던 수많은 여성분들도 이 영화를 꼭 보시길~ 그리고 잊고 지낸 친구들에게 한번쯤 전화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나도 오늘따라 친구가 무척 그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