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9
패니 플래그 지음, 김후자 옮김 / 민음사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몇살 때 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봤던 수많은 영화 가운데서도 아직까지 기억속에 남는 영화 중 하나가 바로 이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이다.
요즘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나곤 하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반갑다. 

내용이 100% 기억나지는 않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그 당시 느꼈던 영화의 분위기가  다시 떠오르게 되는데  그야말로 딱 미국남부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에서 우리는, 1980년대 요양원에서 만난 40대 주부 에벌린과 80대의 스레드굿 부인의 우정. 그리고 스레드굿 부인이 들려주는 과거의 회상을 통해, 1930년대에 살았던 이지와 루스의 우정을 넘어선 사랑을 만나볼 수 있다.

남편과 시어머니에 치여 살며 스트레스를 온통 먹는 것에 쏟아붓는 바람에 점점 살이 쪄서 그나마 자신감도 상실해버린 에벌린은 인생의 연륜과 아름다운 추억을 가득 담고 있는 온화한 스레드굿 부인이 들려주는 1930년대의 휘슬스톱 카페와 그곳의 이지와 루스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자아와 용기를 얻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에벌린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준, 에벌린에게 있어서 미지의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무척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지와 루스는 휘슬스톱 카페를 운영하면서 소외된 흑인들과 부랑자들에게 따스한 보금자리가 되어 주었다. 휘슬스톱 카페는 항상 손님이 끊이지 않고 카페식구도 많아 북적대지만 언제나 가족같은 따스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처음 이 책의 소개를 봤을 때 '동성애'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페미니스타》가 뽑은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에 선정되었고, 여성주의 소설이자 레즈비언 소설의 현대 고전으로 꼽힌다고 한다.
영화로 만났던 그 당시에는 동성애라는 주제까지는 느끼지 못했고 그냥 여성들의 끈끈한 우정과 그녀들의 인생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깊게 보면 동성애로의 해석이 되는구나 싶다.

개인적으로 오히려 이 책에서 더 강하게 느끼는 주제는 바로 흑인차별이다. 아무래도 1930년대가 배경이니 그러한 사회적 성향이 아주 두드러졌을 것 같다.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속에서도 주위에 굴하지 않고 흑인들을 동등하게 대하는 이지의 모습은 현대에서도 쉽게 행동하기 힘든 참된 용기라고 생각된다.

나도 에벌린처럼, 스레드굿부인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면서 가상의 휘슬스톱 카페가 정말로 존재할 것만 같은, 그리고 이지와 루스가 매우 친숙한 실존인물인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아무래도 조만간 DVD로라도 영화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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