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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Late Autum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지독히도 쓸슬해서 보는 내내 내 마음까지 우울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쉽사리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묘한 분위기의 영화 만추.
이 영화의 색깔을 얘기하라면 회색빛 시애틀과 황토빛 코트..딱 이 두 가지가 떠오른다.
영화내내 훈과 애나의 복장은 내내 이 황토빛 코트 하나이다. 딱 한 번 애나가 감옥에서 나온 직후 화장을 하고 머리를 풀고 과감한 의상을 구입하는 등 변신을 꽤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 장면은 극히 한순간이다.
이렇듯 영화내내 시각적으로 통일된 색깔을 느끼면서도 지루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탕웨이의 표정에 반해버렸다. 현빈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영화 속 탕웨이의 표정에 빠져들고 그녀를 살짝만이라도 좋으니 웃음을 되찾을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까지 생긴다.
두 사람이 입은 코트도 왜 그리 멋스런 분위기를 풍기는지..사실 탕웨이의 코트는 감옥에서 나와서 들어갈 떄까지 내내 입고 다니는 단벌옷일 수밖에 없고 다소 허름해보이기까지 하는데도 그녀의 표정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코트이다. 가슴께에 주머니가 있어 걷는 내내 손을 가슴쪽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훈의 날씬한 코트와 대조를 이루면서도 하나의 이미지로 연상이 되곤 한다.
마지막 양 손에 커피를 들고 오다가 훈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컵안의 커피가 흘러넘치고 급기야는 그 컵마저 내팽겨쳐버리는 장면..개인적으로 그 순간의 애나의 마음이 너무도 간절히 전해지는 장면이다.
해피엔딩일까...아닐까..결말을 모른 채 갔기에 영화내내 결말이 궁금했는데 아~이런 결말도 있구나..관객으로 하게금 나름대로의 상상의 결말을 맺게 하는 엔딩부분도 맘에 들었다.
늦가을에 맞춰 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싸~한 거리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영화를 곱씹어봤으면 더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