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의 아들 - Son of Babylon
영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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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나 신문등으로만 접해왔던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후세인 정권의 붕괴. 그리고 그에 따른 이라크의 현실을 영화로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그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안타까워하고 슬퍼하기에는 이라크라는 나라는 거리로나 감성적으로나 너무도 먼 나라이기에 솔직히 가슴에 그렇게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한편의 영화를 통해 그동안 순간순간의 장면과 뉴스로만 접해오고 간과해 왔던 이라크의 현실이 너무도 크게 다가온다,

아버지를 찾기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12살 소년과 할머니. 사실 이 두 사람은 비전문배우이다. 할머니역을 맡으신 분은 실제로 이라크 전쟁때 남편을 잃으셨기에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슬픔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슬픔인 듯 싶다.

낡은 배낭속에 소중히 간직하는 아들의 잠바. 소년이 항상 손에 들고 다니는 아빠의 피리, 이라크 여성들의 히잡, 전쟁으로 황폐해진 이라크 곳곳의 모습들. 시체매장지에서 바람에 날리는 무수한 먼지들과 그 먼지들과 섞여버리는 유가족들의 눈물과 오열. 낡디 낡은 버스, 아빠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커다란 눈망울과 또 그 나이에 어울리는 천방지축 행동. 마지막 희망을 잃고 무너져버리는 할머니의 모습과 애절한 눈물. 먼지에 얼룩진 하얀 히잡..이 영화에서 내내 다가온 장면들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달리는 버스 창문으로 비쳐지는 곳곳의 경치는 이런 현실과는 전혀 무관하게 너무도 평화롭고 아름답게까지 느껴진다.

소년이 그토록 가보고 싶어했던 바빌론의 공중정원. 사실 바빌론 하면 세계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무수히 많이 접해왔던 단어인데 이렇게 다른 이미지의 바빌론을 접하고 보니 웬지 전혀 다른 장소인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런 독립영화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다. 필름이나 배우들의 연기나 영화자체의 분위기는 우리가 흔히 봐왔던 영화와는 매우 다르지만 극장이 없는 이라크의 최초의 영화라는 점도 그렇고 국제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이라크의 현실을 보다 잘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감동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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