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준다면
게일 포먼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번주에도 이렇듯 사고후에 육체에서 영혼이 분리되어 자신의 육체를 내려다보는 이야기를 접했었다. 그 땐 실화이고 이번엔 소설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너무도 따스하고 사랑이 가득찬 미아의 가족. 한창 감수성 예민한 나이임에도 별 방황없이 착하게만 성장하고 있는 미아와 그녀의 가족이 일상은 소설 초반부터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또한 조만간 그들에게 너무도 큰 불행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 행복의 분위기가 더더욱 애절하게만 느껴진다.

한 차에 탄 가족모두가 순식간의 사고로 모두 목숨을 잃고 혼자 살아남는다면..너무도 끔찍한 상황의 전개이지만 이 소설은 그런 가슴아픈 사건이 중심이 되지는 않는다. 죽은 사람들에 대한 슬픔으로 울고불고 하는 슬픈 장면도 많이 들어있지 않다.
사고후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게 된 미아는 육체에서 영혼이 분리되는 경험을 하게 되고 비록 몸은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상황이지만 정신만은 자유롭게 이동하며 가족과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했던 일들을 추억하게 된다.

이렇듯 이 책의 대부분은 이러한 과거의 행복을 회상하는 부분이 많아 사고로 이미 죽은 미아의 부모와 남동생에 대한 마음아픔보다는 혼자 남은 미아가 좀 더 빨리 회복되기를..이 아픈 현실을  하루빨리 극복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미아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얼마나 멋지신 분들인지..또한 미아에게 한없는 사랑을 주는 주변사람들, 거기에 그녀의 남자친구 애덤의 사랑까지..이들은 미아에게 있어서 가족만큼 소중한 존재이다. 그들에게는 죽은 사람에 대한 슬픔보다 지금 현재 자신들의 곁에서 죽음과 싸우고 있는 미아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다. 이러한 사랑의 힘은 미아가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방황할 때 다시 살아갈 힘이 생기게 하는데 가장 큰 버팀목이 되지 않나 싶다.

이 소설은 작가의 주변인물이 겪은 사고를 바탕으로 쓴 소설인데 현실에서는 홀로 남은 남자아이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에 반해 미아는 홀로 남았지만 그래도 살아갈 가치가 있음을 강하게 느끼기에 생의 길을 선택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너무도 아픈 실화를 이토록 아름다운 소설로 바꿔준 작가가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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