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외 세계문학의 숲 5
다자이 오사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나는 보통 책을 읽기 전에 저자의 소개나 약력 읽기를 즐겨한다. 보통은 작가에 대해 대부분 짧게 소개되곤 하는데 이번 다자이 오사무의 경우는 빼곡하게 적혀 있는 그의 상세소개가 사뭇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대지주의 아들로 매우 좋은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순탄치 못한 생을 살다가 39세라는 생을 자살로 마감한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웬지 모를 우울함에 젖어든다.
이러한 마음은 인간실격의 책 첫 장을 넘기고서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그냥 소설이 아니라 바로 작가의 자서전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런 맘이 드는 듯 하다.

너무도 순수했던 한 인간이 인간실격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낱낱이 드러낸 이 작품은 그 몰락해 가는 과정이 너무도 극적이고 도가 지나쳐 소설로 간주하고 싶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러한 실체가 바로 작가가 거쳤던 흔적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읽으니 소설같은 이야기들이 더욱 처절하게 다가온다.

주인공 요조는 어릴때부터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자신의 나약한 본모습은 철저히 숨긴 채 언제나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다소 부족한 듯 보이는 광대역할을 한다.
그리고 청년 시절에는 마약, 술, 여자, 동반자살미수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나약한 존재자체가 사정없이 허물어져만 간다.
"나는 올해 스물 일곱 살이 됩니다....사람들은 대개 마흔 넘은 나이로 봅니다." 이 마지막 문장이 왜 그리도 가슴 저미던지. 몇 십년동안 겪었을 듯한 방황과 고통이 겨우 30세도 되기 전에 겪은 일이었다는 사실과 그렇게 짧은 기간동안 빠르게 몰락한 인간의 모습이 바로 다자이 오사무의 모습이었던 것.

이 인간실격으로 멍해진 가슴을 뒤로 하고 바로 짧은 단편집을 읽어 나가니 앞의 작품의 여운이 너무 강하게 남아 그리고 너무도 현실적인 인간실격 작품 문체에 사로잡혀버려, 뒷편들의 다소 비현실적인 작품들은 받아들이기가 참 힘들었다.

오히려 마지막 부분의 "다자이 오사무의 생애와 문학" 이 또 하나의 작품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강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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