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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제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김유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평점 :
제목만 보고 사라다 햄버튼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바로 표지에서 보이는 고양이 이름이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집 잃은 고양이. 그리고 함께 동거하던 애인애개서 갑작스런 이별 통보를 받고 실연으로 방황하며 급기야는 안정적으로(결코 애착은 가지 않지만) 잘 다니던 직장까지 때려치우고 백수생활로 접어든 주인공. 어머니와 이혼 후 캐나다로 떠난 새아버지와 몇달간 함께 하는 생활, 애인과의 이별 후 잠시나마 그의 생활에 활력을 주었던 R.
이 책의 내용은 이들을 중심으로 특별한 사건없이 그냥 담담하게 한 계절을 보내는 이야기이다.
왜 제목이 굳이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일까..책을 다 덮고 나서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사실 이 책에서 사라다 햄버튼의 출현으로 의지할 데 없는 주인공이 처음으로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 사라다 햄버튼의 존재가 무의미하진 않다. 또한 그로 인해 옛 애인과의 어떤 연결고리도 나중에 희미하게나마 느끼게 되지만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고양이가 주인공은 아닌듯 한데 말이다.
이 책에서 가장 멋진 사람은 주인공의 새아버지이다. 너무 쿨하고 오랜 시간 함께 하지 못한 아들임에도 상대방에게 불편함이나 부담감을 주지 않고 굉장히 사람을 편하게 해준다는 느낌이 든다. 그로 인해 주인공도 처음 느꼈던 부담감에서 점점 벗어나 아버지와의 생활에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기도 하고 말이다.
하루만에 다 읽을수 있을 정도의 분량에 내용도 술술 읽힌다.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치고는 좀 가볍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 젊은이의 고독이 물씬 풍기는 그런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