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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했던 순간들 - 70-80년대의 추억과 낭만 이야기
김호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9월
평점 :
평소에는 바삐 생활하느라 내가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을 거의 느끼질 못하는데 가끔 내가 나이듦을 느낄때가 있다. 바로 아들이 가수이름과 얼굴을 알려줘도 그게 그거 같고(사실 요즘 아이들 개성없이 넘 비슷한 건 분명한 사실) 노래륻 들으면 알겠는데 그룹이름은 자꾸 잊어버릴 때이다.
그래도 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내 나름대로 노력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엄마시대때의 문화적 공감을 아들과 공유하고픈 맘에 아들에게 소개해줘서 대박난 케이스도 있다.
바로 요괴인간 만화와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이다. 나도 같이 보면서 어릴적 추억에 흠뻑 잠기곤 했는데 그럴수록 더더욱 어린시절의 추억거리를 찾고픈 열망에 쌓이곤 했다. 너무너무 그립다고나 할까..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이 책을 읽는 시간 정말 행복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가 참 못살았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지만 그런 가난조차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느껴진다. 지금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내 아이들에게 과연 어린시절은 어떤 색깔로 자리잡을까..지금 우리들처럼 아련한 추억을 간직할 그 무엇이 있었으면 참 좋으련만..
매년 연말연시 음식장만을 하면서 온가족이 둘러앉아 봤던 연말가요대상. 일요일 단골프로 웃으면 복이 와요. 저녁시간이 기다려졌던 요술공주 새리, 이상한 나라의 폴, 마징가제트 등.
어른이 되어 가끔 우리들의 우상이었던 스타들의 사망소식을 접할 때면 나의 추억도 하나둘씩 사라지는 듯한 느낌에 한없이 슬퍼지곤 한다.
그리고 어릴때 한창 인기있던 청춘스타들의 지금의 모습을 보고 인생무상을 느꼈던 적도 많았다. (특히 꼬마신랑의 김정훈과 내가 너무도 좋아했던 가수 이명훈)
인기연예인의 코팅책받침이 한창 유행했던 시절. 학교앞 분식점에까지 입성했던 멋진 DJ. 친구가 DJ 이종환의 딸이어서 그 집에 놀러가면 다락에 엄청난 레코드판이 있었던 기억. 순정만화에 푹 빠졌던 기억들. 당연히 남매인줄 알았던 배일집과 배연정. 뿔 달린 김일성과 북한괴뢰군에 대한 공포. 끔찍했던 채변봉투와 기생충검사.등등..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나의 잊혀졌던 어린 시절이 하나둘씩 되살아남을 느끼고 그런 추억을 끄집어내어준 저자가 한없이 고맙게 느껴진다. 7080 세대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P.S :이 책에서 저자가 추천해주는 CBS의 음악채널 강추한다. 언제나 즐겨듣는 음악채널인데 그리운 옛날 노래들이 많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