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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의 비밀 생활
수 몽크 키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최근에 유독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관련된 책을 많이 접하게 되는것 같다.
컬러 오브 워터, 운명의 날,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접한 이 책까지..모두 배경이 되는 시대는 다르지만 정도의 차이에 있어서는 거의 비슷한 걸 보면 미국에서 인종차별 특히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너무도 오랜 세월동안 문제시 되어오고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는 듯하다.
최근에 나온 책인가 싶었는데 2004년도에 이미 나왔었고 다코타 페닝 주연 영화로도 상영됐었던 걸 보면 꽤나 유명했던 책인가보다.
흑인유모밑에서 아빠와 살고 있는 열 네살 소녀 릴리는 매우 거칠고 폭력적인 아빠에 대한 반항심을 가지고 있고 어릴때 돌아가신 엄마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함께 항상 맘속으로 엄마를 그리워하며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 집안에서 유일하게 말할 상대라고는 유모 로잘린뿐. 그런 로잘인과 어느날 시내를 나갔다가 백인과 마찰이 생기고 로잘린은 감옥에 갇히게 된다.
자칫 백인에게 죽음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겁이 난 릴리는 로잘린을 감옥에서 탈출케하고 엄마의 흔적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된다.
이렇게 한 막이 마무리지어지고 다음에 펼쳐지는 내용에서는 지금까지의 외롭고 그리움에 사무쳐있는 릴리에게 따스한 세계가 펼쳐진다.
벌을 치며 살아가는 3명의 흑인자매 메이,오거스트,준과의 만남으로 조금씩 행복을 느끼며 성장해가는 릴리의 이야기는 철저하게 무시되어왔던 흑인들의 생활이 얼마나 따스하고 정이 넘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벌들의 집단생활과도 매우 흡사하게 이 세자매가 일궈온 생활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는 그런 삶이다. 각자의 아픔을 보듬어주며 의지하는 세 자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보인다.
그 나이 또래가 그렇듯이 다소 당돌하기도 하고 감정이 순간순간 격해지기도 하는 외로운 릴리와 또 다른면에서 외로운 로잘린이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많이 행복하다.
어떤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소설은 시종일관 잔잔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만 읽는 동안 참 따스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책을 읽고 나니 영화도 무척 보고싶어진다. 책속의 각각의 주인공들이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지도 너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