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의 도쿄
황보은 지음 / 하다(HadA)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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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행했던 나라 중에서 일본 특히 도쿄는 내가 20대 중반 최초의 해외여행지였고 단순한 여행이 아닌 몇달을 살았던 곳이기에 더더욱 그립고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오후 3시의 도쿄를 읽으면서 저자의 그 맘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고 아담한 책 속에 담긴 일본의 모습들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나에게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여행자가 스쳐 지나가며 담은 사진이 아니라 일상을 담은 사진들은 참으로 정겹기만 하다.

마치 소꼽장난을 하는 어린아이처럼. 일본에서 신혼생활을 하는 저자와 그녀의 남편이 자신의 동네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참으로 달콤하기까지 하다.
그냥 지나쳐버릴수 있는 사소한 부분까지 저자의 손길이 닿는 곳은 마치 요술을 부리듯이 나에게도 무척이나 의미가 있는 곳으로 변해버리는 느낌이다.

사진도 예쁘고 문장 하나하나도 모두 공감되는 부분들. 쿨한 표현들. 에쿠니 가오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저자의 문장은 또 하나의 에쿠니 가오리를 느끼게끔 한다.
에쿠니 가오리 책을 읽으면서 매번 느끼면서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던 그 느낌들을 저자가 정의하는 내용을 읽으면서 아~바로 이거였어. 라고 혼자 외치고 감탄하며...점점 그녀의 이야기속에 빠져들게 된다.

그 나라의 언어를 조금씩 알게 되면서 불필요한 질문도 괜히 해보고 싶은 그 마음. 피자 하나를 시키는데 정석대로 외운 질문이 아닌 다른 질문이 나와 한없이 당황했던 경험. 얼마 살지 않았지만 지인이 찾아오면 괜스레 아는체하고 한군데라도 더 구경시켜 주고 싶은 맘. 정해진 시간내에 되도록 많은 곳을 관광해야 하는 여행객의 입장이 아니라서 다행인 그 맘.
이러한 것들이 모두 나 또한 경험한 것들이라 너무도 재밌고 한동안 추억속에 잠길수 있었다.
특히 여탕에 업무차 자유자재로 들락날락거리는 아저씨들을 처음 겪었을때의 그 충격도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그런데 아직도 그 분위기 그대로구나.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그 열망이 고스란히 현실이 되어버리고, 하나씩 일본을 알아가는 과정이 참 신선하고 재밌다.
모스버거도 먹어보고 싶고 카와고에의 고구마도 궁금하다.

이 책을 읽으니 일상의 도쿄가 참으로 따스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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