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 책의 두께에 압도당할것이다. 게다가 상하 2권짜리 분량이라 책장을 펼치기 전에라도 이 책에 담겨있을 방대한 역사적 사실을 어느 정도 느낄수 있을 정도이다. 데니스 루헤인의 대표적 작품인 살인자들의 섬과는 대조적인 느낌을 주는 이번 운명의 날은 1919년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났었던 보스턴 경찰파업사건을 중심으로 그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그리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강하게 느낄수 있었던 사회적 문제는 노사갈등, 인종차별이었다. 이 시대가 미국 역사상 최대의 혼란기였다고 하는데 과연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혼돈을 충분히 느낄수 있었다. 인종폭동, 반공산주의, 급격히 늘어난 실업자로 인한 사회적 문제, 그리고 페스트를 방불케 할만큼 전염성이 강했던 스페인 독감까지.. 주인공 아일랜드 미국 경찰 대니 커글리와 의도하지 않은 살인을 저지르고 도피중인 흑인 루터는 우연한 기회에 우정의 싹을 틔우게 되는데 이 시대의 흑인에 대한 극한 인종차별분위기를 감안했을때 이 두 주인공의 우정은 굉장한 빛을 발하고 감동까지 전해준다. 보스턴 경찰파업이 전개되기까지의 상황과 전개과정, 그리고 그 후의 결말을 보면서 이러한 사건이 결코 옛날에만 국한된 사건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사회적 문제라고나 할까.. 그런데 개인적으로 처음과 중간중간 이야기속에 전개되고 있는 베이브 루스의 이야기는 이 소설의 집중을 약간 흐트러지게 하는 느낌이 든다. 물론 주인공 루터의 야구실력과 베이브 루스의 이야기가 연결지어져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약간 겉도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도 이 방대한 소설은 굉장한 매력이 있다. 이런 책은 한번 읽기 시작할때 계속 읽어내려가야지, 쉬면서 뜸을 들이고 읽으면 그 흐름이 끊기고 재미가 반으로 줄어들 수도 있을듯 하다. 들고 다니면서 읽는데 굉장히 힘들었다. 요즘 소설이 속속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스파이더맨의 감독이 지금 한창 영화화하고 있다니 굉장히 기대되는 영화가 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