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메이지 일본의 알몸을 훔쳐보다 1.2 세트 - 전2권
시미즈 이사오 지음, 한일비교문화연구센터 옮김 / 어문학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읽을까 말까 많이 망설였다. 사실 역사책을 좋아하긴 하는데 상대적으로 일본역사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바가 없어서 일단 메이지 시대 라는 단어만 보고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이다. 물론 삽화가 들어있지만 따분한 역사이야기는 아닐지...
그러면서도 자극적인 제목에 역시 궁금증이 생기는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예전에 서양사람의 눈에 비친 조선시대의 생활모습이나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책에는 다양한 빛바랜 흑백사진들이 가득했었다. 반면 이번 책은 삽화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사진보다 어떤 점에서는 훨씬 더 실질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프랑스의 풍자화가인 조르주 페르디낭 비고가 오랜 세월 일본에 머물면서 그의 눈에 비친 일본의 다양한 모습을 판화나 스케치기법으로 그린 책들 가운데 간추려 뽑은 책이 이번 "메이지 일본의 알몸을 훔쳐보다"이다.
메이지 시대의 다양한 일본인의 모습-군인,귀족,관리서부터 일반상인, 게이샤,하녀 등 하층민의 모습까지-과 시대를 반영하는 다양한 일상생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떤 그림들은 비고가 과연 어떤 방법을 거쳐서 이런 장면을 그릴수 있었을까 정말로 의아할 정도로 비밀스런 모습도 많이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혼탕의 모습이야 비고가 직접 들어가서 쓱싹 그리거나 기억하고 나서 그릴수도 있겠지만 여탕의 모습이라던지 게이샤들의 생활 그리고 창부들의 은밀한 사생활까지..마치 그 장소에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리얼하게 그려진 그림들이 가득하다.
비고의 눈에는 일본사람들의 뻐드렁니가 무척 인상적이었나보다. 그림의 상당부분에서 이 뻐드렁니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관리나 귀족층의 사람들의 얼굴은 약간은 비열하고 못되게 그려져 있다. 비고가 뛰어난 관찰력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사실을 감안할때 이러한 표정이 결코 과장된 모습은 아닐거라 생각된다.
일본의 문화는 아무리 봐도 복장이나 생활모습등에서 약간은 미개한 느낌이 드는것은 유독 나만 느끼는 느낌일까..
어쨌든 쉽게 접할수 없는 메이지 시대의 일본에 대해 재밌는 삽화로 쉽게 접할 수 있어서 무척이나 유쾌한 과거로의 시간여행이었다.
비고가 우리나라에 머물렀다면 과연 그에게 비친 한국인의 모습은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고 어떤 식으로 그림에 담았을지 새삼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