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이유없이 무작적 읽고 싶은 소설..나에게는 그런 소설중의 하나가 바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다. 이번 빨간 장화는 지금까지 별로 일본소설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주제(개인적으로)..바로 부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에코니 가오리 특유의 무덤덤하고 기복없는 대화체에 특별한 사건이 없는 일상의 이야기.. 이번 작품도 비슷한 분위기이다. 결혼 10년차인 히와코와 쇼조 부부. 아이가 없어서 더 그럴까..이들 부부의 일상을 그린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니 아직 젋은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재미없고 따분한 부부의 생활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 안에서 히와코와 쇼조..둘이 행복을 느끼고 있는것인지..불행을 느끼고 있는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내 히와코가 건네는 대부분의 말에는 묵묵부답인 쇼조. 대꾸도 없고 반응도 없다. 실제로 히와코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조차 의문이 갈 정도. 집안일에도 손하나까딱안하고 바나나껍질 먹은것도 바닥에 그대로 버리고 히와코가 주말에 외출할라치면 어린아이처럼 모든걸 챙겨놓고 나가야한다. (어휴~이런 남편과 살려면 정말 답답할것 같다.) 그런데...히와코는 그런 남편의 무반응. 무신경에 이미 익숙해져있는 것일까.. 같이 없을때 더 남편이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마음.. 그리고 모든것이 제자리에 있을때의 안정감..남편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오히려 히와코는 불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히와코와 쇼조는 어쩌면 서로를 마음깊이 사랑하고 있지만 10년이라는 세월동안 그 감정이 무뎌지고 그래서 서로간에 어느새 무덤덤해진것은 아닐까 싶다. 히와코와 쇼조..부부간의 위기의식..같은건 못느끼지만 그래도..이런 삶 별로 재미없어 보인다. 부부생활이라는 것이 일상이다보니 물론 결혼전의 환상과 기대감은 어느새 사라져버리기 마련이지만 적어도 부부간의 대화와 관심이 젤로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