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각도로 보는 고종

고종, 죽기로 결심하다
함규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2월

비슷한 시기에 덕혜옹주와 고종에 관한 책이 출간이 되어서 이 시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가게 된다.
먼저 덕혜옹주를 읽고 난 후 이 책을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생겼다. 제목도 무척 궁금증을 유발하고..

첨엔 소설인줄 알았는데 90%가 역사적 사실이고 부분부분 소설형식을 빌어 그 당시의 고종의 심리를 묘사해주고 있다.
속수무책으로 외세에 당하기만 한듯한 이 시기의 역사책을 읽다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무능력하게만 느껴지는 고종의 처세에 울화통이 터지기도 했다.
그래서 다른 시대의 역사서에 비해 이 시대는 상대적으로 손이 덜갔다.
지금까지는 그래왔다는 얘기다.

그러나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취지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왕으로서의 고종, 한 인간으로서의 고종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어느 임금치고 외롭지 않고 힘들지 않았겠냐만은 어릴때부터 죽기전까지 한순간도 맘 편할날없이 외적 내적으로 너무도 많은 사건을 겪어야 했던 고종의 상황에 대해 이 책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아주 자세히 기록되어 있어서 그 흐름을 파악하고 고종의 고뇌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되었다.

이 힘든 시대에 전혀 다른 성격의 왕이 통치를 했었다면 결과는 조금 더 나아졌었을까., 사람들은 역사에 있어서 항상 만약..이라는 가설로 이야기하곤 하는데 정말 그랬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솔직히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그 결과를 상상하기가 힘들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에는 답이 없다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끊임없이 재조명하고 재해석하고..이제 사람좋지만 무능력한 고종의 이미지에서 좀 더 다른 이미지를 느끼게 해 준 이 책에 감사하고싶다.

저자의 다른 책 "왕이 못된 세자들"도 재미나게 읽었었는데 이 책도 기대한 만큼 흥미롭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