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흑..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작품이다. 중학교때 고전을 즐겨서 많이 읽어보긴 했는데 솔직히, 이번 적과흑이나 여자의 일생 등 그 나이때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작품들이 많은것 같다. 성인이 되어서 다시 만나는 고전문학, 느낌도 새롭고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도 쉽게 전달이 된다. 적과 흑. 어떻게 보면 예전에 재밌게 읽었던 고전 [벨아미]와 흡사하다. 잘생긴 미남이 주인공이고 그렇다할만한 배경도 없이 귀족의 힘(특히 귀부인)을 빌려 출세를 하고자 하는 내용 등등. 그러나 벨아미가 호색한이며 다소 머리가 빈듯하고 단순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적과 흑의 줄리앙 소렐은 매우 영특하고 자존심도 강하다. 귀족에 대한 동경보다는 허례허식생활같은것에 대한 경멸까지도 서슴치 않는다. 그러나. 벨아미가 매우 현실적으로 표현이 되었다면 적과 흑은 뭐랄까..그 느낌이 확연히 다가오질 않는다. 더우기 줄리앙이 주인공인 1인칭 시점에서 풀어나가는것이 아니라 제 3자가 각 주인공의 관점에서 서술해나가는 식이라 개인적으로 줄리앙 소렐이 느끼는 번민이나 고통 갈등 같은 미묘한 심리변화를 잘 느끼지를 못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이 작품을 오랫만에 다시 손에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웬지 뿌듯한 느낌이 드는것은 사실이다. 가정교사 줄리앙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도 다른 곳에 뺏길까봐 전전긍긍하며 원하는 대로 맞춰주는 레날시장을 보면서 요즘이나 예전이나 남의 눈을 필요이상으로 의식하는 고위계층의 모습을 엿볼수 있다. 스탕달이 실제 있었던 2건의 치정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이 소설을 썼다는 사실은 첨 알았다. 지금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데 예전엔 이 책이 어떻게 이해를 헀을까..그냥 수박겉핥기식으로 읽었던 건 아닐까.. 고전을 올만에 접하고 보니 그 유명하다는 고전 뿐만 아니라 내가 미처 몰랐던 고전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많이많이 생긴다. 문학동네에서 선보이는 세계문학시리즈..일단 적과 흑만 봤을때는 표지가 무척 맘에 든다. 고급스럽고 제목과 어울리는 그림도 한몫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