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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너무도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에서 신제품이라는 가치의 수명은 갈수록 짧아지는 듯하다.
빠르게 빠르게...잠시도 지체하는걸 참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사소한 발견]은 바쁜 일상을 잠시 접고 느긋한 맘으로 향수에 젖을수 있는 행복을 전달해주는 착한 책이다.
사라져 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라는 부제에 어울리게 이제 우리에게 낯설기만 한, 이미 옛물건이 되어버린 사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이름만 봐도 어린시절이 떠오르고 입가엔 미소가 머무르고 추억에 잠기게 된다.
또는, 한번에 눈여겨 보지 않은 사소한 물건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은 무척이나 새롭다.
사진과 함께 떠오르는 옛 물건.
필름...불과 2년여전만 해도 여행다녀오면 필름몇통을 사진관에 갖다주고 다시 찾으러 갈때까지 그 궁금증과 함께 그 짧은 하루가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그러나 기다림의 행복함도 있었다.
디지털 카메라..원하는 모습만, 예쁜 모습만 고를수 있고 뭐니뭐니해도 찍는 순간에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첨엔 참 매력적이었다.
그러나,그 뿐이다. 언젠가부터 끊겨버린 앨범의 사진들을 보면 마음 한켠이 웬지 모르게 쓸쓸하기만 하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도 점점 그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지는것인가..
요즘 찍은 칼라사진을 흑백으로 바꾸는 작업만으로도 그 사진은 순식간에 과거의 이미지로 탈바꿈해버린다.
음악과 함께 떠오르는 옛물건들..레코드판, 구식 라디오.
다이얼을 힘들게 돌려서 통화하던 옛날 전화기.
타자자격증을 따야만 취직이 되던 시절은 아주 먼 이야기로만 느껴진다.
가끔 아들의 미술연필을 칼로 깎아주면서 어릴때 항상 예쁘게 깎아오던 옆의 짝궁생각이 나곤한다.
핸드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뒤로 손목시계는 나에게 불필요한 물건이 되어버렸다. 서랍속에 천덕꾸러기마냥 뒹굴고 있는 손목시계를 바라볼때면 살짝 미안한 맘도 들긴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주변의 사소한 물건들에게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해주고 싶다.
가끔은 이런식으로 주변을 돌아보며 한템포 늦춰 가는 여유를 찾고 싶은 맘에 이런 종류의 에세이 자주 읽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