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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사랑한다, 행복할 자유를! - 대한민국 보통 아줌마 이보경 기자가 들여다본 프랑스의 속살
이보경 지음 / 창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이 가을 파리의 낭만적인 분위기에 빠져볼까나...하고 책을 펼쳤는데 웬걸..낭만은 고사하고 파리에 대한 전문보고서를 방불케 할 정도의 내용이다. 역시 기자는 다르다는 생각도 하면서 그래도 기대와는 다른 내용이지만 이런 색깔의 책 오랜만에 접하니 나름대로 괜찮고 프랑스의 내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꽤나 흥미로웠다.
이보경 기자는 기자특유의 날카롭고 자세한 분석으로 또한 가끔씩은 유머스런 분위기로 파리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본 프랑스는 자유롭고 낭만적이면서도 또 의외로 보수적이고 융통성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양아이들은 수학에 정말 약하다더니 이 책에서도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세상에나..나눗셈을 중등교과과정에서 시작하다니..그럼 초등에서는 어떤 내용을 가르치는 걸까 ..새삼 궁금해진다.
그건 그렇고 졸업정원제에 따른 프랑스의 대학생활은 결국 신입생의 37퍼센트만 졸업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정도로 어렵다. 그러니 정말 공부쪽으로 나갈 사람만 신중하게 선택해서 대학을 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처럼 목표도 없고 무작정 대학입학을 위해 중고등시절 죽어라고 공부하고 또 대학들어가면 하늘의 별따기 취직을 위해 또다시 죽어라 공부하고..청춘을 다바쳐 공부만 하는 불쌍한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내내 떠오른다.
프랑스의 교통파업대란에 대해서는 조금 들어보긴 했지만 이정도로-인라인 스케이트. 스쿠터 등 모든 교통수단이 동원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이때만 아예 문을 닫는 직장도 있고 회사가까운 친지집으로 임시이사하는 등의 대소동-일줄은 몰랐다. 우리나라였다면 과연 어땠을까..
한창 구설수에 오른 사르코지대통령의 부인의 사생활이야기도 흥미롭다. 이정도로 남성편력이 심할줄이야..롤링스톤즈의 믹재거. 가수 에릭 클렙튼. 배우 케빈 코스트너 등등..
17세기경의 여성들의 엄마로써의 태도는 매우 흥미롭다. 미용과 부부생활에 관련된 잘못된 인식으로 수유를 멀리하고 사교생활에서 퇴출되는것이 두려워 육아의 의무를 거의 내팽게친다.
질좋은 수유를 공급하기 위해 유모를 두는것과는 차원이 틀리다.
프랑스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읽고보니 더 이상 프랑스=낭만주의=자유라는 이미지는 성립이 되진 않지만 뭐랄까..겉모습만 보고 친근감을 느꼈던 친구와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함께 여행을 다녀온후에 느낄수 있는 인간미...그런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