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가 사랑해
도리스 클링엔베르그 지음, 유혜자 옮김 / 숲속여우비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입양에 관한 책은 처음 읽어본다.
유명 탤런트의 입양소식을 접했을 때에도, 그리고 지인중에서 입양의 생각은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때에도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존경스럽지만 나는 절대로 자신이 없다.
특히 내 친자식이 있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나은정보다 기른정이 위대하다고 하지만 입양되어온 아이를 똑같이 사랑할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특히 혈연을 중히 여기는 한국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 입양문제는 정말이지 결정하기 무척 어려운 일인것 같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첫째아이가 생긴후 5년동안 둘째가 생기지 않아 고민끝에 TdH라는 단체를 통해 입양을 선택하게 된다. 이 일은 60년대 후반의 이야기인데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때의 스위스에서는 스위스내에서의 입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입양이 결정된 한국인 아이 홍철운(웅)..이 웅이가 그들의 가정으로 들어간 후 2년여의 생활을 일기로 쓴 내용이다.
그 시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너무 못살고 고아도 많았고 이들 대부분이 영양실조에 열악한 환경에 아이들의 위생상태는 최악이었다.
꿈만 같았던 아이와의 만남의 기쁨은 잠시. 2년여동안 웅이가 안정되기까지 정말 너무도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온갖 병을 달고 온 아이. 수술도 몇차례 하고 정서적 불안도 겪지만 무엇보다 고치기 힘들었던 점은 먹는것에 대한 끝없는 집착..
너무도 못먹어서 잠재의식속에 매우 강하게 자리잡은 것일까..
웅이는 밤마다 엄마를 부르며 울며 무의식적으로 똥오줌을 발산한다.그러면서도 의식이 깨어있을때에는 풍족한 의복와 음식에 너무도 행복해하면서 혹시나 자기를 다시 보내버리지 않을까 항상 긴장과 눈치속에 살아간다. 그런 웅이의 모습을 보면서 그 어린맘에 깊숙히 들어앉아 있는 두려움을 생각하면 맘이 너무 아프다.
그리고 그런 웅이를 끝없는 이해와 사랑으로 보살펴주는 이들 부부..
한때 웅이로 인해 큰아들의 정서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이들의 사랑과 노력으로 웅이와 큰아들도 잘 자라게 된다.
20대 후반.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혼란과 동양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로 한동안 웅이는 또다시 방황과 고난의 길을 걷지만 현재는 가정도 꾸리고 안정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외국인들의 입양에 대한 견해...불쌍한 아이를 도와주고 싶다는 자선적 견해도 있을수 있을것이다. 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입양을 결정하고 인종에 관계없이 입양하고..사실 이해하기 힘든 면도 많지만 저자처럼 정말 아이를 원해서 사랑으로 입양을 결정하는 부부들도 적지 않을꺼라 생각한다.
자국에서 아무 보살핌없이 굶주림속에 커가는 것과 이렇게 입양에 선택되어 새로운 부모를 만나는 것 ..어느쪽이 그 아이에게 있어 행복인지 감히 말할 수는 없지만 웅이는 그래도 좋은 양부모를 만나 다행이라는 생각은 든다.
간만에 마음이 따스해지고 감동적인 책을 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