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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인 화해
장폴 뒤부아 지음, 함유선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불문과 전공인 나에게 불문학은 오히려 더 어렵게만 느껴진다.
대학시절때 한창 번역에 열을 올릴때도 느꼈던 생각인데 불어가 참으로 부드럽고 아름다운 언어인데 반해 그 불어로 쓰여진 소설은 약간 철학적인 분위기도 풍기면서 아주 쉽게 읽혀지지는 않는다.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프랑스문학에는 설명하기 힘든 매력이 있는것 같다. 이번 작품도 그렇게 쉽게 읽혀지진 않았지만 재밌다 재미없다라고 말하기 힘든..그런 소설이다.
장폴 뒤부아..나는 이 작가의 작품은 이번이 첨인데 의외로 많이 알려진 작가인듯 싶다.
평소 아버지와 사이가 안좋았던(엄격히 말하면 아버지가 형을 너무도 싫어했던) 큰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그렇게 경멸하던 형의 죽음으로 인해 갑작기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으면서 형의 모습을 닮아가고 급기야는 형의 애인하고까지 결혼하는 아버지, 우울증으로 인해 잠에만 빠져드는 아내..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주인공 폴은 작업을 핑계삼아 미국으로 도피를 하지만 그곳에서도 또한 정상적이라고는 할수 없는 삶이 이어진다.
결국 주인공 폴도 자신을 힘들게 했던 가족들이 있는,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러한 폴의 행동이 이성적인 화해로 인한 결말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현실도피보다는 주어진 현실에 맞설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재미나는 점은, 실존인물의 이름이나 작품명이 고스란히 언급이 되고 특히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참 놀랐다. 작가가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웬지 친근감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