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 실크 팩토리
타시 오 지음, 황보석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매우 강렬하고 고급스러운 붉은색 책표지에 내가 딱 좋아하는 두께의 소설이다.
두꺼운 책을 읽다보니 이제는 얇은 책은 웬지 가볍게 느껴진다.(결코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 표지가 주인공 조니의 직업과 관련해서 자주 언급되는 천의 무늬라는 느낌이 든다.
많은 상을 휩쓸고 판권도 19개국에 팔리고 게다가 황보석님의 번역이라 무척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이 책은 매우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되어있는데 조니 림이라는 중국인 직물상인에 대한 3명의 회상록형식이다.
나는 3명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조니에 대한 견해가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줄 알았는데 각각 독립된 내용으로 보면 좋겠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3편의 단편집같은 느낌도 든다. 결국.마지막에 가서는  이 3가지 이야기가 한곳으로 모아지긴 하지만 화자가 다른 만큼 분위기도 어투도 다르고 각각에 등장하는 조니라는 인간의 이미지도 너무도 상반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어느쪽 조니가 진짜에 가까울까 하는 궁금증까지 생긴다.

그러나 아들이 회상하는 첫번째 이야기의 조니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고(아마도 악랄한 이미지로 기술이 되기 때문인듯) 이미 내 머리속에는 이 "악렬한 조니" 가 자리잡혀버려서 그 다음 이야기인 아내 스노와 세번째 이야기의 화자인, 조니의 영국인 친구 피터가 기술한 조니에 대해서는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만약 4번째 이야기에 조니가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면 과연 어떤 인물로 스스로를 묘사했을까..이 3명이 느끼는 조니가 아닌 또 다른 조니의 모습이 보여질까...

한 사람에 대한 견해가 어떻게 이렇게 다를수 있을까..아무리 보는 입장과 관점이 다르다고는 해도 기본적인 이미지가 있을텐데..
또 이런 생각도 해본다. 인간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개인에 따라 다를수 있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면, 인간은 상대에 따라 취하는 말투나 행동이 자연히 달라지지 않을까..
그렇게 본다면 그 사람에 대한 진정한 판단은 본인 스스로도 파악하기 힘들고 타인에 의해서도 달라질수 있는 결국 복잡미묘한 인간의 실체를 보여주는듯하다.

생각보다 쉽게 읽혀지지 않았지만 다시 집중해서 읽어보고 싶은 내겐 약간 아쉬운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