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의 도시
데이비드 베니오프 지음, 김이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제2차 세계 대전 당시를 주제로 한 소설들은 참 많이 읽은 것 같다. 대부분이 유대인에 관한 이야기..
이 소설은 그 당시 900여 일동안 독일에 포위되었던 러시아의 레닌그라드를 배경으로, 도둑의 누명을 쓴 순진한 유대소년 레프와, 탈옥병의 누명을 쓴 약간은 허풍쟁이지만 어느 누구와도 금새 타협이 가능한 콜야의 우정,사랑.그리고 그 당시 레닌그라드 사람들의 굷주림.죽음.고통,독일인의 만행 등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독일이 정말 역사에 많은 오점을 남겼다는 사실을 이 소설을 통해서도 알수 있었다.

먹을것이 떨어진 레닌그라드에는 급기야는 인육을 갈아 만든 소세지까지 등장하게 된다.
독일장교의 성노예가 된 소녀들 중 한명은 탈출을 감행하다 두 다리가 잘려 죽는 일까지 생긴다.
글을 읽을줄 아는 포로들에게는 보장된 식사와 일자리를 준다는 조건하에 읽을수 있는 사람이 선발되고 이들은 담벼락앞에서 모조리 총살을 당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어내려가면서 너무 끔찍해서 몸서리가 쳐진다.

그럼에도 이 책에는 반대로 따스한 우정-콜야와 레프- 이야기도 있다.
만난지 3일만에 콜야의 존재자체를 사랑하게 되는 레프..주로 레프의 입장에서 쓴 이야기라 레프의 심경변화는 잘 표현이 되어있는 반면 콜야의 심경에 대해서는 대부분 독자들의 추측에 맡길 뿐이지만 섹스가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갈수 없는, 다소 허풍스럽기까지 한 콜야이지만 이런 힘든 상황에서 콜야의 거침없는 행동이야말로 큰 위안이 되리라 본다.

결말은 비극이면서 또 해피엔딩이기도 하다. 비극의 결말은 정말이지 조금 허무해서 맘에 안들지만..
읽을때는 읽는데 집중하느라 몰랐는데 다 읽고 난 후에 맘에 좌~악 들어오는 이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은 무엇일까..
책을 다 읽고나서 표지를 다시 보니 두 소년이 걸어가는 뒷모습이 무척이나 쓸쓸하면서도 정겨워보인다.
마커스 주삭의 책도둑도 이런 느낌이었다. 이번 소설이 조금 더 동적이라면 동적일수 있지만..

작가에 대해서 잠시 들여다보니 우리한테 잘 알려진 작품의 시나리오작업을 해왔다. 벌써부터 다음 작품이 무척 기대된다.
그리고 나는 소설을 읽으면 꼭 이 소설이 영화로 나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곤 하는데 이 작품이야말로 영화화된다면 정말 좋겠다. 잔인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멋진 영화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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