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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밑의 검은 제국 - 인간을 닮은 가장 작은 존재 개미에 관하여
동민수 지음 / 유노책주 / 2024년 11월
평점 :

제목도 흥미롭고 빨간 표지의 강렬함에 이끌려 책장에서 골라 읽게 된 책이다.
중학생 때 개미의 매력에 빠진 뒤 전 세계를 돌며 개미의 생태를 연구하고 현재에도 이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저자의 소개를 보면서, 박새의 매력에 빠진 한 일본과학자가 떠오른다. 어떤 점들이 이들을 그토록 매료시킨걸까..궁금하기도 하고 이들의 열정이 부럽기도 하다.
개미에 대해서는 몇 가지만 간략하게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 소개되는 개미 종족에 관한 이야기들은 실로 놀랍기만 하다.
이 정도로 체계적이고 복잡하면서도 효율적인 집단이라니..
대부분 새로 알게 된 내용이지만 그 중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점을 꼽는다면..
개미가 벌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는데, 흰개미는 또 이 개미와는 전혀 관계없는 바퀴벌레과라고 한다.
이름이 그렇게 붙은 이유는 그들이 모여 사는 모습이 개미와 닮았기 때문일 뿐.
개미도 싫지만 바퀴벌레는 더 싫은데..
암컷 일개미도 알을 낳을 수는 있지만 그대신 여왕과 동료 일개미들을 도와 여왕개미가 알을 낳는데 이바지한다고 한다. 설사 몰래 자신의 알을 낳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자매에 의해 제거된다고 한다.
개미세계에도 의사가 있어서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은 일개미는 상처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다리 세 개 이상을 잃는 등의 심각한 부상개미는 구조신호를 보내더라도 전쟁터에 버려진다고 한다. 의사개미는 매우 섬세한 절단 수술까지 진행한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람 !!
자폭개미도 있고, 사막 등 건조 지대에 사는 꿀단지개미는 보통 몸집이 큰 일개미가 자신의 배에 꾸역꾸역 먹이(달콤한 액체)를 저장했다가 먹이가 부족한 동료가 있는 경우 영양을 제공하는데, 이들은 태어날 때 이미 식량 창고로 살아갈 운명이라고 한다.
가장 흥미로운 개미는 사무라이개미이다.
곰개미집에 쳐들어가 유충과 고치를 빼앗아 와서 고치에서 태어난 곰개미를 죽을 때까지 자신들의 노예로 일을 시키는데, 페로몬으로 동족을 인식하기 때문에 이 어미가 자신의 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가 없다고 한다.
협동도 끝내주게 잘 하고, 속임수에도 능통하고, 전쟁도 벌이고 희생할 줄도 알고...
내 발 밑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주히 움직이고 생활하는 개미들의 세계에 감탄이 절로 나고, 이들이 새롭게 보인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니 내가 개미를 본 적이 최근에는 거의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