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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에 담긴 세계사 - 나폴리에서 뉴욕과 할리우드까지, 한 조각의 피자가 바꾼 300년의 역사
루카 체사리 지음, 이현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10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언제나 부담없이 먹기 좋은 피자.
개인적으로는 토핑이 많고 두툼한 미국식 피자보다는 심플하고 얇은 이탈리아식 피자를 선호하는데, 이 책은 이렇듯 나폴리에서 탄생한 피자가 어떻게 미국식 피자로 정착되었는지 그 300년 역사를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
거대한 도시 나폴리의 초기 피자는 맛과 질에 있어서는 최악이고, 토핑도 주로 올리브와 라드, 작은 생선 등만 이용한 하얀 피자였지만 너무도 저렴하다는 장점 하나만으로 가난한 서민들의 배를 채워주는 고마운 식사였다.

그 후,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했던 이탈리아인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주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이민자들은 토마토를 비롯한 미국의 풍부한 식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토핑이 올려진 피자를 선보이면서 미국의 식문화에 정착하게 된다.
사실, 그 당시만 해도 이탈리아는 고대 유적, 예술 등에 있어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았지만 음식만큼은 형편없고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피자가 미국 내에서 이렇듯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미국의 경제 대호황과 잘 맞물린 덕분이지만 그 외에도 다른 이민자들과는 달리 전통을 중요시 여겼던 이탈리아인들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고, '지중해 식단' 이 중요시 되어갔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물론, 나폴리식 피자가 미국식 피자로 변형되고 미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게 되면서 다시 이탈리아에 알려지게 된, 역방향의 여정을 이어가게 되지만 피자의 성공은 분명 햄버거나 핫도그와는 큰 차이가 있다.
함부르크와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된 이 두 음식이 수십 년 만에 미국제품이라는 인식으로 완전히 흡수되면서 미국 음식으로 독일에 역수입된 것과는 달리, 피자는 이탈리아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세계에서 피자를 제일 많이 취급하는 곳은 미국이고 미국 덕분에 피자를 세계에 알리게 되었지만, 세계인들에게 여전히 피자는 이탈리아 음식이라는 인식이 유효한 것이 그 증거이다.
파인애플을 올린 피자를 과연 피자로 불러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고 하는데, 파인애플 피자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고구마, 감자 등등 별의별 피자가 등장하는 마당에(한국 피자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뭐 파인애플만 굳이 문제삼을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지만, 반대로 우리의 음식이 이상한 재료를 섞은 형태로 동일한 이름으로 버젓이 판매된다면 기분이 어떨지..
피자 이 작은 한 조각에 담긴 이탈리아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롭다.
다양한 피자가 언급되면서 레시피가 소개된 부분은 조금 지루했지만 그 부분만 빼면 전체적으로 깊이도 있고 이탈리아내에서 피자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새롭게 아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바로 피자를 주문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