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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노은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20년도 더 전에 처음 알고 최애작가가 된 츠바이크는 사실 그 당시만 해도 국내에 출간된 작품이 거의 없어서 몇 권의 책을 다 읽어버리는게 아까워서 아끼고 아껴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츠바이크의 평전 뿐 아니라 소설도 많이 출간되어서 너무 좋다.
그가 죽기 전 쓴 유일한 회고록!!
이 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정말 의미있는 최고의 책이다.
사실 최애작가라고는 해도 그의 작품으로만 만나봤었는데, 이렇게 젊은 시절서부터 죽기 전까지의 그의 삶, 주변인물, 사상, 시대적 상황 등을 그의 목소리를 통해 만나보니 츠바이크의 작품이 왜 그토록 재미있고 시대를 초월한 작품이 될 수 있었는지 비로소 이해가 간다.
700쪽이 넘는 이 방대한 회고록을, 츠바이크가 전쟁이 한창인 시기에 망명 중 호텔방에서, 그렇게나 사소한 자료들까지 수집하기를 좋아했던 수집광이었던 그가 그 모든 것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오로지 기억에 의존해 썼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그가 소장했던 그 귀중한 역사적 자료들이 사라졌다는 사실 자체도 굉장히 안타깝다.
그가 죽기 전까지 만나고 인연을 맺은 인물들 가운데에는 역사적 인물(비록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인물들도 있지만)이 꽤나 많은데,(로댕, 릴케, 예이츠. 프로이트, 로맹 롤랑, 앙드레 지드 그리고 그 외 다수의 유명인사들) 이들을 묘사한 부분은 매우 디테일하고 그들과의 에피소드는 소설 못지 않은 흥미를 선사한다.
특히나,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성격과 성향을 묘사한 페이지에서는 평소 릴케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나조차 그와 그의 작품이 너무도 궁금하게 만든다. 로댕과의 일화에서는 위대한 예술가의 몰입과 집중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끼게 된다.
츠바이크 스스로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호기심 많은 손님으로서 많은 '역사적인' 예술행사의 증인 " 이라고 일컬을 만하다.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을 다 겪고 결국 1942년 아내와 함께 호텔방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츠바이크의 삶은 생각할수록 너무도 안타깝다.
조금만 더 버텼음..전쟁의 끝도 보고 떠돌이 생활도 끝내고 한 곳에 정착해 주옥같은 작품을 더 많이 남겼을 텐데...
책을 다 읽고 다시 맨 앞에 실린, 자살 직후의 사진을 들여다본다. 마치 잠자는 것처럼 평온하기 그지없는 그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니 마음 한 켠이 뭉클하다.
군더더기 없고 담백하고 소설처럼 잘 읽히지만 결코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다.
그의 작품을 읽기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기대 이상으로 좋았고, 그의 작품들이 더 많이 출간, 재출간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츠바이크의 세계에 아직 입문 전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서 그의 평전과 소설로 점차 확대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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