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떠나는 사람 - 태원준 여행 산문집
태원준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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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처음 만나보는 여행작가의 책인데, 찾아보니 이전에 여행책도 많이 내시고 꽤나 인기있는 분이신 것 같다.

이번 신간에서는 2001년부터 2026년까지 지구 곳곳에서 겪은 이야기 가운데 서른 편을 추려 담았다고 하는데, 그 긴 세월 중 경험한 에피소드 가운데 30개만 추리는 것도 꽤나 고난도 작업이었을 것 같다.


'최고로 볼품없는 관광지' 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오줌싸개 동상과 인어공주 동상.

설마 이런 베테랑 여행가가 굳이 이 곳을 방문할까..싶었는데 두 군데 다 방문하셨네.

그런데 인어공주 동상 에피소드가 너무 웃기다.

어렵게 방문한 그 곳..그러나 하필 그 전날 인어공주는 누군가의 테러로 바다에 빠져버렸고, 저자의 눈 앞에는 바위만 덩그러니 남았던 것 !

1913년 공개 이후 그날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더 억울한 건 바로 그 다음날(저자가 코펜하겐으로 이동하는 날) 바로 복구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되기도 쉽지 않은데...






유럽은 크리스마스 이브까지는 정말 화려하고 볼거리 가득하지만 당일은 상황이 다르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저자의 크리스마스 아일랜드 방문기는 안쓰럽기 그지없다.

크리스마스 당일의 더블린 시내는 택시, 트램, 버스 운행 X, 맥도날드, 스타벅스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도 'Closed', 하물며 공항까지 거의 전 노선 운행이 중단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좀비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거리의 분위기가 절로 상상이 간다.

오후 2시 넘어서야 겨우 우연히 한 군데 영업하는 편의점을 알아내 그 곳에서 눈물겨운 커피와 샌드위치를 사고, 혹시나 해서 3개나 더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고 한다.


몇 년 전 독일여행 중, 일요일에 신나게 시내구경할 거 계획했다가 독일은 일요일은 모든 쇼핑몰과 왠만한 가게는 영업을 안한다는 사실을 당일에 알고, 완전 허탕쳤던 아픈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사전공부를 하긴 했지만 설마 이 부분은 정말 상상도 못했었기에 황당 그 자체였다.

뭐 그래도 베테랑 여행가도 이런 고충을 경험했다는 사실에 왠지 위로가 된다.






오사카 회전초밥집에서 바로 옆에 앉은 한국인 가족과의 일화도 공감이 간다.

처음에 한국인 통성명을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상대쪽 가족이 이 가게 시스템을 몰라 곤란해 하는 걸 보고, 저자는 말 대신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본보기를 보여줬고 저자의 행동을 보고 그 가족은 시스템을 알게 된 상황. 한두번 이런 과정을 거치니 그쪽에서는 저자가 한국인인줄 모르고 한국말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여행을 하다보면 같은 한국인이어도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뭐 일부러 알릴 필요는 없지만, 이번 경우처럼 지척에 있는 경우 그 타이밍을 놓쳐 한국말을 들어도 한국인이 아닌 척 해야하는 상황은 참 곤혹스럽다. 그래서 여행지에서는 한국말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특정 여행지에 대한 상세한 여행기록도 재밌지만, 이렇듯 여행지에서 겪고 느끼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시간, 장소 구분없이 담아내는 이야기도 꽤나 매력있다.

' 여행작가 '하면 제목에서처럼은 아니더라도 엄청 자주 떠날테고, 여행하며 책도 쓰고 돈도 버니 완전 부러운 직업 !! 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저자는 이런 생각은 큰 오산이라고 한다. 책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드니 부지런히 발품 팔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그래도 막연히, 여전히 동경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의 어머님이 참으로 부럽다. 여행작가를 아들로 두신 덕에 500일간 세계일주도 하셨으니 전생에 무슨 복을 타고 나셨나..

그 여행기도 3부작으로 출간되었다고 하니 찾아봐야겠다.


참 재밌게 읽은 여행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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