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른베르크, 나치와 정신과 의사 - 악마와의 두뇌 게임, 괴링에 빠져들다
잭 엘하이 지음, 채재용 옮김 / 히포크라테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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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에 대해 궁금하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러셀 크로우, 라미 말렉 주연영화 < 뉘른베르크 > 의 원작이라는 소개에 큰 관심이 가서 읽게 되었다. 원작을 읽고 얼른 영화 찾아봐야지 했는데 알고보니 국내에는 미개봉이란다. 읽기 전부터 아쉬움 한가득이다.


이 책은 나치전범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한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정신과 의사이자 군의관인 켈리 대위는 1945년 이 재판을 앞두고 전범들의 곁에서 재판전까지 그들의 정신상태를 온전히 유지시키도록 도와주는 임무를 맡고 파견된다. 나치 전범들에게는 악의 성향, 결함, 사이코패스 기질 같은 것이 있다고 믿는 켈리는 이를 확실시함으로써 재발의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단순한 임무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연구에 몰입하고 매진한다. 


그러나, 그들과 접촉하고 상담하고 관찰하면 할수록 그의 이러한 믿음은 점차 무너져내리고, 오히려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평범한 인물들, 단지 인정받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고 권력을 쥐고 싶어 할뿐인 그들의 내면을 마주하면서 큰 좌절과 불안에 빠지게 된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인물류는 아니지만 이런 사람들은 어디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 어느 곳에서든 어떤 문화에서든 누구나 이런 체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말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그와 가장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했던 나치정권의 2인자인 헤르만 괴링의 카리스마에 조금씩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은 재판전까지 그들과의 상담, 재판과정 그리고 재판 이후의 켈리의 삶에 대해 자세히 그리고 있고, 또한 괴링을 비롯한 수감자들의 심리,행동 등의 이야기도 파헤치고 있다.


나치독일의 2인자답게 당당한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할 꺼라고 생각했던 괴링의 결말은 켈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한테는 그 후 성공적인 삶을 살아갔던 켈리의 수수께끼같은 최후의 돌발상황이 더 큰 충격이다. 


저자는 2008년 어렴풋하게나마 아버지의 경력을 기억하고 있을꺼라는 실낱같은 바램을 가지고 켈리의 장남을 방문했는데, 뜻밖에도 그가 아버지의 뉘른베르크 근무기간 동안의 상담기록, 사진과 문서 등 방대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에 압도된다. 그리고 그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이 책이 씌여지게 되었다고 한다. 


논픽션이지만 소설같은 분위기이다. 

많은 실존인물들이 나오지만 사진 한 장 없다는 사실은 조금 아쉬운데, 그 점이 더 소설처럼 느끼게 되는 작용도 하는것 같다. 


'한나 이렌트'라는 이름을 많이 들어봤고,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도 들어는 봤는데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영화 < 한나 이렌트 > 라는 영화도 갑자기 궁금해지고, 이 책의 영화도 빠른 시일내에 국내에 개봉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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