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서 만난 수업 - 죽음이 가르쳐준 후회 없는 삶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북모먼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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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미국 뉴저지주 킨대학교에서 노마 교수가 진행하는 '죽음학 수업' 이라는 강의는 3년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명강의로 소문이 나있다.


이 책은 한 기자가 4년간 이 수업에 직접 참관하고 밀착취재한 기록들인데, 저자는 작가노트에서 말하기를 책에 등장하는 그 어떤 사건이나 인물도 과장되거나 지어내거나 꾸며내지 않았다고 한다. 책 속의 많은 사례들은 소설보다 더 참담하고 불행의 끝자락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온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저자 또한 10대 때 가장 친한 친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저자가 기자(학생기자)로서 취재한 첫 사망사건이 되고 만다.







노마 교수는 자신의 수업을 단순히 이론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검시소,장례식장, 호스피스, 교도소 등 실제로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현장을 방문하고, 학생들은 이와 관련된 주제들에 대해 글을 쓰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중 대다수가 유년시절부터 가정과 부모라는 울타리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 채 불행하고 어두운 성장과정을 거쳐왔다.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에 찌든 부모의 끊임없는 자살시도로 부모의 죽음에 대해 크나큰 두려움을 안고 자란 학생도 있고, 한 학생은 어린 시절 조현병에 걸린 아빠가 자녀가 보는 앞에서 엄마를 살해한 후 감옥에서 자살하는데, 성인이 된 후에는 끔찍히 아껴온 동생 또한 조현병에 걸려 불행한 삶의 끝을 맞이한다. 마피아의 세계에서 하루하루가 위태로운 삶을 살아왔던 학생도 있다.
책의 사례 가운데에는 한국계 미국인 조승희가 벌인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사건도 언급된다.

교수 자신도 어린 시절부터 끔찍한 학대로 불행한 삶을 살아왔고, 간호사로 20년을 근무하면서 죽음을 자주 접해왔다.
자신의 불행했던 경험을 토대로 비극적인 삶을 살아온 이들이 죽음을 회피하지 않고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수업을 주도하고, 학교밖에서도 끊임없이 이런 소외된 이웃들을 돕는다.





각자의 비극적인 삶을 내면에 꼭꼭 숨겨두는 것이 아니라, 노마교수의 이 수업을 통해 조금씩 외부로 끄집어냄으로써 죽음을 회피하지 않고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들이 꽤나 인상적이다. 결국 현재 살아있다는 사실, 삶이 주는 소중함을 깨닫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수업을 통해 알아가게 된다.

언뜻 제목만 봐서는 죽음과 관련된 수많은 책들과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싶었는데, 실제 사례들이 아주 사실적으로 기술되어져 있는 이 책은 그런 추상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는 책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들을 만나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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