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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지음 / 큰숲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 에 이어 읽은 책이다.
비슷한 듯 하지만 전자에서 소개된 인류의 생명에 필수불가결한 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인류가 꼭 필요로 하는 약들을 소개하고 있다.
항바이러스제, 피임약, 탈모치료제, 위장약, 조현병 치료제, 항우울제, 신경안정제와 수면제, 뇌질환 치료제, 당뇨약, 구충제, 유전자 치료제가 이에 해당한다.
현대인 남녀노소를 통틀어 공통되는 고민거리 중 으뜸은 바로 탈모가 아닐까?
과거에 탈모는 2대에 걸쳐 유전되는 가족력이라고만 알려져 있었지만, 현대에서는 여러 요인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의 탈모가 생기고 있다.
로마의 영웅 카이사르도 대머리 컴플렉스가 있었다는 기록을 보면 탈모는 인류의 탄생과 더불어 생겨난 질병임에도, 뛰어난 신의학 기술이 끊임없이 개발되는 현대사회에서 왜 이 탈모약의 개발은 더디기만 한지 참 의아하기만 하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미녹시딜이나 경구용 탈모약도 꽤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고, 흔히 '짝퉁'이라고 알려진 국내약 '제네릭' 에 대해서도 장기간의 복용이 필요한 경우라면 굳이 비싼 오리지널 대신 이 제네릭의 복용이 더 합리적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복용하는 인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제품에 대한 정교한 연구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하니, 머지않아 인류의 최대고민인 탈모를 정복할 날이 올 꺼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 환자의 치료방법인 전두엽 절제술은 노벨 생리,의학상까지 받았지만, 정수리에 구멍을 뚫은 후 절단기를 넣어 신경 다발을 끊는 잔인한 행위로 역사상 가장 논란이 큰 노벨상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그 후 얼음송곳 전두엽 절제술이 개발되었는데, 이 수술은 마취도 하지 않은 채 눈꺼풀 아래로 얼음송곳을 넣어서 망치로 두드린 다음 마구 휘저어 신경 연결을 끊는 방법으로, 정신병원의 입원 환자들에게 주로 시행되었다고 한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여동생도 이 수술을 받았지만 그 후 언어, 인지능력이 어린아이 수준까지 퇴화해 평생을 시설에서 보냈다고 하는데, 현대의 시선으로 보면 어처구니 없는 이런 수술을 대통령 가문까지 받을 정도로 그 당시에는 대대적으로 인정받는 수술이었나보다.

20세기 후반 가장 널리 처방된 정신과 약을 개발한 유대인 출신의 화학자인 '레오 슈테른바흐' 의 이야기도 인상깊다.
폴란드 출신의 그는 나치의 박해가 거세지는 1930년대 스위스의 로슈 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되는데, 유럽 전체가 전쟁에 휘말리자 미래를 예견한 로슈는 유대인 과학자들을 안전하게 미국으로 이주시킨다. 그 후, 레오 슈테른바흐는 미국의 로슈 연구소의 끊임없는 지원과 보상에 힘입어 95세의 나이까지 연구를 멈추지 않은 결과, 241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로슈를 거대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했다고 한다.
1963년 장폐색으로 수술대 위에서 숨진 아홉살 소녀의 죽음의 원인은 장을 틀어막은 1,063마리의 회충이었다. 이 충격적인 죽음이 미국인 의료선교사를 통해 세계에 알려지게 되면서 후원이 결의되고, 국내에서도 대대적인 기생충 박멸운동이 벌어졌다. 그리고 불과 20여년만에 2%대까지 내려가면서 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한 모범사례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새마을 운동도 그렇고, 이 운동도 그렇고 세계인을 놀라게 하는 단기간내의 결속력이나 추진력에 있어서 뛰어난 기질을 지닌 국민인 듯 !!!
이번 책 역시 의학, 역사와 인물간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폭넓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어려울 듯한 내용도 쉽고 흥미롭게 전달된다.
성인대상의 교양책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쪽 계통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한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동기부여책이 될 꺼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