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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 하·화도편 - 춤 하나로 세상의 보물이 된 남자
요시다 슈이치 지음, 김진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국보 상권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하권을 빠르게 만나볼 수 있어 좋다.
상에서는 키쿠오와 슌스케의 어린 시절과 그들이 가부키 배우로 활약하게 되기까지의 기나긴 여정을 그리고 있다면, 하권에서는 이들의 본격적인 활동과 파란만장하고도 가슴아픈 삶이 그려진다.
상권에서 후계자의 자리마저 빼앗겼던 슌스케인 만큼, 키쿠오에 대한 반감과 질투로 인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꺼라 예상했었는데, 이 둘의 관계는 예상을 뒤엎는다.
물론, 슌스케가 집을 나온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그 긴 공백을 메꾸기 위해, 하권 초반에는 키쿠오의 사생활을 언론에 노출시키는 등 좀 비열하다 싶을 정도로 키쿠오를 상대로 집중공략을 시도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도 하고, 키쿠오는 또 자신의 성공을 위해 자신을 연모하는 여성을 이용하기도 하는 등 생각하지 못했던 이들의 모습이 잠깐 보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슌스케는 전통 가부키 배우의 위치에서, 키쿠오는 전통 가부키에서 갈라져 나온 신파 배우의 위치에서 각각 성공을 거두며 최고의 위치에 서게 되는데, 아름답고 화려한 이미지의 키쿠오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수한 외모로 아름다움보다는 생생함을 무기로 삼는 슌스케의 선의의 경쟁은 그들의 예술만큼이나 아름답게 비춰진다.
슌스케에게 닥친 잇단 불행에 맘이 아프고 허망하기도 하다.
키쿠오의 삶 또한 파란만장하기 그지 없다.
이 두 인물 못지 않게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키쿠오의 곁에서 몇 십년을 든든히 후원하고 지지해준 ' 토쿠지 '이다. 영화에서는 이 인물이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지도 궁금하다.
상권과 비교했을 때 하권에서는 훨씬 더 많은 가부키 공연이 묘사되고 있어서, 영화의 힘을 빌리면 훨씬 더 와 닿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두 사람이 주인공인 까닭일까? 어느 한쪽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 3자의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특히 하권에서는 중간중간 크나큰 사건에 맞닥뜨렸을 때의 주인공의 생각이라던지, 인물의 갈등, 심리묘사 등이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아 이 부분은 조금 아쉽긴 하다. 뭐랄까..멀리서 전체를 관망하는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하권을 덮었을 때는 묵직함이 밀려온다. 짜릿하기도 하다.
원작과 영화 둘 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부럽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