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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고 - 세계사를 훔친 오류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글루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아메리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콜럼버스인데, 왜 그의 이름을 따서 콜럼비아라 칭하지 않고, 뜬금없이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을까?
그에 대한 믿지 못할 역사적 오류에 대한 이야기가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아메리고 베스푸치. 수업시간에 이 이름을 들은 기억이 전혀 없고, 아메리카라는 명칭을 이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베스푸치는 다른 탐험가들처럼 돈과 황금 등의 물질에 대한 욕심도 없었고, 그저 신대륙을 찾고 싶다는 일념 하나만 가지고 있었던 항해가였다. 정작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는 그 땅이 신대륙이 아니라 인도였다고 믿었고, 베스푸치는 그 땅이야말로 신대륙, 신세계임을 세상에 인지시켰다.
몇 가지 역사적 오류가 있지만 신대륙이 베스푸치의 이름으로 명명된 가장 큰 계기는, 바로 지도 제작자인 마르틴 발트 제뮐러가 자신의 책인 < 지리학 입문 > 에서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을 베스푸치로 기록한 데에 있다.
그 후 베스푸치의 명성은 나날이 하늘로 치솟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이 점에 대한 의혹을 가지며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베스푸치를 사기꾼으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등장하게 되고, 동시에 콜럼버스라는 이름이 다시 인기를 얻게 되기도 한다.
정작 본인들은 죽고 난 후라, 후대에 자신들에 대해 이렇게 왈가왈부할꺼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듯 하다.

츠바이크는 이렇듯 말도 안되는 순간적인 오류와 우연으로 인해 아메리카로 불리게 된 사연을 낱낱이 추적하고 풀어가는데, 누가 옳고 그른지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양쪽을 지지하는 견해를 나열하고, 콜럼버스와 베스푸치의 인간적 관계도 조명하고 있다.
일단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의 신간이라 정말 반가운 맘으로 신나게 읽어 내려갔고, 내용 자체도 매우 흥미로워서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역사에 있어서 진실이란 존재하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과연 어느 부분까지 믿어야 할까..등등에 대한 의문도 가지게 된다.
츠바이크가 쓴 평전들을 가장 좋아하지만 소설도 그만의 매력적인 문체 덕분에 아주 재밌게 읽히는데, 이번 책 역시 츠바이크가 뛰어난 스토리텔러 작가라는 사실과 정말로 해박한 역사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역사의 숨겨진 진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특히 재밌게 읽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