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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언덕의 마법사
오키타 엔 지음, 김수지 옮김 / 비채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표지를 보는 순간 너무 좋았던 지브리 영화 < 추억의 마니 > 를 연상케 되던데, 내용 역시 한 편의 일본 애니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종달새 언덕에는 아리따운 외모의 마녀가 운영하는 마법 상점이 있다.
흔히 마녀하면 조금은 신비로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악한 마녀도 떠오르곤 하는데, 이 책에서 표현되는 마녀라는 존재는 아름답고 긍정적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마녀 '스이' 역시 보통의 마녀와는 뭔가 다른데, 아무렇지도 않게 마을을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장을 보는 등 주민들과 별반 차이없는 일상을 지내는데 마법 없이 할 수 없는 일에는 마법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의 마녀는 자신의 공간에만 머물며 신비감을 더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스이' 는 신비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굉장히 인간적인 분위기의 마녀이다.
판타지 분위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종달새 마을에 마녀의 존재와 그녀의 마법 효력이 입에서 입으로 조금씩 알려지면서 그녀를 방문하는 사람들 또한 조금씩 늘어나지만, 마녀는 아무에게나 마법의 치료약을 처방하지는 않는다.
몸의 큰 화상 흉터를 없애고 싶은 중학생 소녀,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유일한 가족인 고양이와 대화를 하고 싶은 노년의 화가, 사랑하는 애인을 잃은 후 상실감에 힘들어 할 형의 감정을 되찾아주고 싶어하는 동생, 마법의 힘으로 소설의 영감을 얻고 싶어하는 소설가..소설에 등장하는 4명의 방문자이다.
스이는 이들의 요청을 그대로 쉽게 받아들이진 않는데, 처음에는 이런 스이의 거절 의사에 서운해하거나 실망하지만 결국은 그들 스스로 방법을 찾게 되면서 회복과 치유가 가능하게 된다.
마법을 쓰면 분명 해결될 수 있는 일들이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마법의 도움 없이, 조금은 더딜 수 있지만 분명 내면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장에서 스이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처음에는 스이와 그녀의 제자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스이의 스승과 스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참 아름답다.
언젠가부터 국내,해외에 판타지 힐링소설이 엄청 쏟아져 나오고, 표지도 너무 비슷비슷해서 정말 식상하게 느껴지게 되었는데, 오늘 이 책은 일단 표지도 맘에 들고, 일본 애니로 만나면 더 좋을 것 같은, 조금은 신비한 분위기의 예쁜 힐링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