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홈랜드 엘레지
아야드 악타르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빼곡한 글씨와 묵직한 두께에 조금 부담이 됐었는데, 저자의 매끄러운 글솜씨와 유쾌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낸 스토리 덕분에 굉장히 재밌게 읽힌다.
초반부터 트럼프 이야기가 나와, 소설임에도 마치 실제 트럼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듯해서 시작부터 흥미롭다.
파키스탄에서 의대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 온 아버지는 기회의 땅인 미국을 너무도 사랑한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 주치의로 일했던 짧은 기간을 내내 자랑스러워하며 대선 때는 남몰래 트럼프를 지지하기도 한다.
그의 아들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작가 자신이기도 한 아야드는 미국에서 태어났기에, 이민자 1세대인 아버지와는 또 다른 입장이고, 미국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9.11 테러 이후 무슬림으로써 겪게 되는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하며, 정말 그 당시 미국 내 무슬림( 저자처럼 실제로는 무슬림이 아니어도 )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힘들었을꺼라는 생각이 든다. 오죽하면 친절한 경찰한테까지 자신의 고향은 (테러보다는 발리우드 영화와 요가를 떠오르는) 인도라고 거짓말을 할까..
그 외에도 아버지와의 갈등, 미국인으로서의 자신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고뇌를 토로하는 한편, 무슬림의 폭력성,배타성과 미국 사회의 자본주의 문제성과 인종차별을 동시에 비판함으로써 결국에는 양쪽 나라로부터 배척의 대상이 된다.
그토록 미국을 사랑했지만 결코 미국에 속할 수 없었고, 항상 자신은 미국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 상태를 열망했고 그런 척 연기했다고 고백하는 아버지의 삶을 보면서 애잔하기만 하다.
주인공 아야드 또한 미국에 대해 불평을 토로하지만, 그렇게 싫으면 미국을 떠나면 되지 않냐는 한 미국인의 말에, 미국은 자신의 고향이고, 좋든 싫든 여기 말고 다른 데서 살고 싶진 않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결코 완벽한 미국인으로 살아갈 순 없음을 깨닫는다.

이민자 배척정책을 펼치는 트럼프 시대를 사는 지금, 아야드와 같은 이민자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런지..
픽션과 논픽션이 섞여 있지만 읽는 내내 마치 저자의 회고록 같은 느낌이 들고, 생생한 이민자의 삶과 미국의 리얼한 현 상황을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