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화를 바탕으로 한 생존영화나 에세이를 좋아해서 그동안 책으로는 < 인듀어런스 > < 표류 > 등으로, 영화로는 < 얼라이브 > < K2 > < 127시간 > 등 수많은 작품을 만나봤었는데,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잠재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라는 생각을 매번 하게 된다.
저자인 조 심슨과 친구 사이먼은 페루 안데스의 눈덮인 빙산 등반에 성공한 뒤 하산하는 도중 조가 추락하는 사고로 인해 한쪽 다리가 부러지게 된다. 이렇게 철저하게 고립되고 위험한 등반에서 특히 다리 부상은 곧 죽음을 의미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지만, 사이먼은 하나의 로프에 친구 조를 묶고 아래로 내리면서 하산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조는 부러진 다리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사이먼은 가뜩이나 동상으로 얼어버린 손으로 로프에 의지해 친구를 조금씩 내려주는 과정에서 동상은 점점 더 심해진다.
그리고...급기야는 조가 절벽으로 추락하게 되고 조의 무게로 인해 하나의 로프에 묶여있던 사이먼도 점점 더 끌려가게 되면서, 사이먼은 결국 최후의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친구를 도와줄 경우 자신마저 죽게 될 상황에서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어느 누구라도 사이먼의 입장에 놓였다면 사이먼처럼 로프의 끈을 잘랐을꺼라 생각한다. 그 후 베이스 캠프로 돌아와 남은 친구에게 조의 최후를 고백할 때 비록 조는 죽었기 때문에(죽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 상황은 영원히 비밀로 묻힐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이먼은 결코 거짓말로 자신이 한 행동을 숨기지 않는다.
조 심슨 !! 그렇게 잘린 로프와 함께 크레바스 속으로 추락한 후 끈질긴 생명력으로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고, 결국에는 기고 또 기어서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사이먼과 재회하게 된다. 여기서 만약에 사이먼이 하루 일찍 베이스캠프를 떠났다면 조는 결국 그 베이스 캠프에서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 끔찍한 생사의 갈림길에서 조가 겪었을 심리적, 육체적 고통은 감히 상상하기도 힘들다.
더 대단하고 이해하기 힘든 건, 그 사고로 2년동안 6번의 대수술 후 재활에 성공한 후 다시 히말라야 등반에 도전하고 다시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극한에 도전하는 탐험가들한테는 트라우마 같은 건 존재하지 않나보다. 아니 오히려 더 큰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게 되는걸까 !!
예전에 <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 를 너무 재밌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리얼한 상황들이 구체적으로 궁금해서 < 인듀어런스 > 라는 책 속 사진들을 보고 비로소 그 상황들이 온전히 이해가 됐었는데, 이번에도 내용이 너무 재밌는데 등반 용어가 아는 게 많이 없어 그 숨막히는 상황들이 머리 속에 그려지질 않아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찾아보니 2020년에 개봉한 영화가 있어 예고편을 보고 나서야 시각적으로 확 다가온다. 영화를 꼭 찾아보고 싶어졌다.
실화 생존을 소재로 한,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