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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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줄 수 있는 다양한 흥미거리를 이 한 권의 책에서 충분히 만나볼 수 있다.

이 작가의 책은 단 한 권 <<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 >> 라는 스릴러만 읽었고 이 장르문학쪽으로 꽤 유명한 작가인 걸로 알고 있었는데, 또한 콩쿠르상 수상작가이고 이런 분위기의 소설도 써왔던 작가였다니 !!!! 게다가 55세의 다소 늦은 나이에 작가의 길로 들어섰음에도 프랑스 문단의 거목이 될 정도라면 굉장히 글솜씨가 뛰어난 작가인 듯 싶다.

 

악마 같은 플롯을 지닌 책 ! 현존하는 가장 재미있는 거장! 이라는 소개 문구에 걸맞는 아주 흥미로운 소설이다.

평소 영미소설을 즐겨 읽는 편인데, 600여 페이지가 넘는 벽돌책 수준의 프랑스 소설을 이렇게 재미있게 읽은 게 얼마만인가 싶다.

 

이야기의 흐름은 책의 소개만 보고 대충 짐작했던 것과는 다르게 전개되지만, 오히려 나의 예상과 달라서 더 좋았던 작품이다.

읽기 전에는, 흔히 프랑스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약간의 난해함이 내재되어 있지는 않을까.. 책소개만 보면 살짝 황당하면서 코믹스런 분위기에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단편식으로 전개되는 방식이 아닐까 싶었는데, 그다지 황당하다거나 이해하기 힘든 블랙 코미디도 아니고 난해하지도 않다. 그러니까, 적어도 나한테는 일반적인 프랑스 소설과는 그 느낌이 다르다.

 

루이즈, 데지레, 가브리엘과 라울, 페르낭 이들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처음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독자적인 분위기로 시작된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들 각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전쟁통 이야기가 이렇게 유쾌하게 씌여질 수도 있구나 하는 신선한 느낌마저 드는데, 각자의 상황에 얽힌 사연들이 꽤나 흥미롭고 등장인물들이 개성 있어서 전체적인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할 틈도 없이 책장이 마구마구 넘어간다.

읽다보니 어느새 1부가 끝나갈 무렵..이 때부터 슬슬 등장인물들간의 연관성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제 독자적인 흥미에서 살짝 눈길을 돌려 이들의 관계를 따라가는 또 다른 재미에 빠지게 된다. 이런 게 소설의 묘미가 아닐런지...

 

이 책을 읽고 나니, 3부작의 전작들 << 오르부아르 >> << 화재의 색 >> 도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 이 작가의 이름을 발견한다면 책의 소개를 읽을 필요도 없이 무조건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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