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두 번째, 런던에 가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 이터널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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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은 주인공의 첫 작품이 출간되면서 큰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 아주 이례적으로 청구서보다 영수증이 더 많아졌다" 고 할 정도로 주머니 사정은 좋아진다. 책의 출간으로 런던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야기의 배경은 자연스럽게 런던으로 이동되는데 1편보다 더 재치있고 빵빵 터지는 유머가 상당히 재밌다. 좌충우돌 사건은 여전하다.

 

집에서 일하던 요리사가 드디어 떠나게 되는데, 떠나기 직전 갑자기 예전에는 한번도 선보인 적 없던 요리솜씨를 뽐낸다고 한다. 주인네로 하여금 자신같은 인재를 잃는 것이 굉장한 손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려는 듯..

새 가정교사한테 여행가방을 닫으려고 위에 앉아달라고 부탁하고, 다른 일을 하다 몇 시간이 지난 후에 돌아와보니 여전히 그는 가방 위에 앉아 있다고 !!!! 무슨 시트콤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소소한 웃음으로 독자를 즐겁게 한다.

 

휴가 때 아이들을 맡아줄 가정교사와의 면접 후 상대가 돌아서려는 찰나, 일명 면접비용을 얼마나 드려야 하는지 깜빡 잊는 장면이 있다. 저자는 그 비용을 묻는 것에 대해 ' 소소하고도 민망한 문제 ' 라고 표현하는데, 정말 이런 금액을 묻는 것 자체가 적은 액수라 묻기도 그렇고 안 묻고 그냥 맘대로 주기도 그런 문제인데, 이런 심리나 상황에 딱 맞는 문구를 어쩜 이리도 잘 표현해내는지 읽으면서 자주 감탄하게 된다. (결론은 상대는 예상외의 비용을 요구하는 바람에 아무렇지 않은 듯 돈을 지불하지만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는 차를 마실 수 없게 되었다고 ㅋㅋ)

 

남편이나 아이들 없이 어떤 목적으로든 어딘가에 혼자 가는 건 확실히 기분 좋은 일이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100년 전의 상황에 이렇게 100%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만 하다. 게다가 문득 드는 이런 생각이 너무도 부자연스러운 생각이라 스스로 경악하는 저자의 마음은, 흔히 우리들이 이런 자유감을 느끼면서도 내심 그런 마음 드는 것 자체가 살짝 미안하기도 한 그런 마음의 표현인 것 같다. 부모는 누구나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만 누구나 자식을 자랑스러워하는 건 아니라는 문구도 꽤나 인상적이다.

 

이 시대의 여성 패션의 중심은 아마도 모자인가 보다. 저자는 새 모자를 구입하면 자신감이 높아진다고 언급했고, 런던 카페에서 모자도 쓰지 않고 담배를 피우는 젊은 여성들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여성회 저녁모임에서 소개받은 여자들의 패션에 대해 펠트모자가 빠지지 않고 여러 모임에도 모자가 언급되고 있다.

그 외에도 전화기 소독 서비스, 창문 청소부 등 그 시대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글쓰는 데 전념하기 위해 런던에 장시간 머물게 되면서 (그렇게 장기간도 아닌 듯 하지만 아마도 주인공 부부는 이렇게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듯) 그 무뚝뚝한 남편이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을 향해 '보고 싶었다' 고 딱 한마디 말하는 장면이나, 모임에서 주인공인 아내가 입었던 드레스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그 이유를 계속 물으니 남편 로버트는 그 옷을 입으면 야해 보인다고 한다. 아내한테 그닥 애정도 없고 관심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남편이 2편에서는 그런 속내를 살짝 살짝 비추기도 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이 부부 사랑스럽다.

 

3편은 아마도 미국을 배경으로 펼쳐질 것 같다.

영국 여인의 미국 좌충우돌 이야기..아마도 더 극적인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게 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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