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만화나 책을 통해 품어왔던 해적의 이미지와 성인이 되어서 만난 현실 속의 해적의 이미지는 너무도 다른데 특히나 소말리아 해적납치 사건 등과 < 캡틴 필립스 > 같은 영화를 통해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그 실체를 마주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해적의 모든 것을 담은 그야말로 해적의 집결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해적의 역사를 700년~1500년, 1500년~1914년 그리고 1914년~현재까지로 크게 3단계로 분류하고, 유럽에서부터 아시아까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바이킹에서부터 소말리아 해적까지 이들의 탄생과 배경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시대가 변해도 해적이 존재하는 근본 이유는 크게 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 빈곤 ' 이다. 극심한 가난과 암울한 미래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하층민들은 해적의 길로 쉽게 빠져들 수 밖에 없었고, 또 하나는 위험을 무릅쓰고서라 단시간에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이다. 저자는 이것을 탐욕이라고 말한다.
또한, 주된 원인은 아니지만 모험심과 단조로운 삶이 지겨워서 갑자기 해적의 길로 뛰어드는 신사들도 있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해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국가는 필요한 경우 해적행위를 눈감아주거나 공인시해왔다고 한다. 대표적인 예로 엘리자베스 1세는 전리품으로 부를 쌓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영국을 해적국가, 엘리자베스 여왕을 해적여왕 이라고 칭할 정도였다.
몸값협상을 목적으로 하는 소말리아 해적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나이지리아 해적이라고 하는데 이들의 목적은 오로지 재물. 그렇기에 선원들의 목숨은 그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가끔은 호화로운 요트도 해적들의 타겟이 되곤 하는데 실제로는 이 요트주인들은 그러한 해적들의 심각성을 간과해서 더 큰 피해를 입곤 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해적들의 수많은 상황들을 보면서 결국 해적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국가정책이고, 해적퇴치문제에 있어서도 국가가 얼마나 이들을 통제할 수 있느냐, 국가간에 얼마나 큰 협력이 필요한가가 관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속 문장 가운데 ' 무역이 허용되면 해적은 상인이 되고, 무역을 금지하면 상인은 해적으로 변한다. ' 라는 말 특히나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